남북 통신회담과 관광 회담

남북한 간의 통신회담에서 남한이 채택하고 있는 부호분할 다중접속(CDMA) 방식의 이동통신 사업을 북한에서도 추진키로 원칙적인 합의를 봤다는 것은 남북한이 통신통일의 길을 연 것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양측은 남측의 5개 정보기술(IT)업체와 북측의 조선체신회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평양과 남포에서 이동전화 사업을 펴기로 하고 1개월 내에 컨소시엄구성을 위한 회담을 재개키로 했다. 북한도 정보화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는 터라 남북통신회담은 북측의 적극적인 호응속에 급진전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IT산업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21세기 국가경쟁력의 핵심이 정보화에 달려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노동집약적 산업으로는 결코 낙후된 산업을 부흥시킬 수 없고, 주변국들과의 경제격차를 줄이는데도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북한은 IT분야가 세계적으로 초기산업 단계라 열심히 쫓아가면 따라잡을 수 있고, 체제붕괴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으면서 산업을 부흥시킬 수 있는 수단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IT산업은 유치(幼稚)단계다. 반면 남한의 IT산업은 선진국 수준을 능가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른 분야도 그렇지만 북한의 정보화를 도울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가 남한이다. 양측이 미래적인 관점에서 통일 이후에 대비하는 자세로 협력할 필요가 있다. 남북간에 통신의 협력이 이뤄진다면 한반도는 통신강국이 될 수 있다. 통신망의 통일은 물자나 인적 교류의 자유화 보다 힘든 면이 있다. 특히 체제유지가 지상의 과제인 북측으로서는 발상의 전환이 없이는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 통신의 개방이다. 통신의 개방은 인적 물적 교류를 전제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 외에도 미국의 위성을 사용하는 CDMA통신망을 북한이 허용할 것인지에서부터, 미국의 대북경제재제조치, 북한 등에 대한 전략물자의 선적을 금지한 바세나협정 규정 등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남북간 통신회담의 진전은 통신망의 연결과 투자 및 통신협정의 체결과 같은 제도적인 장치들이 선결되어야 보장된다. 이와 관련해 11일 금강산에서 열기로 했던 금강산관광 활성화를 위한 당국간 회담에 북한이 아무런 이유설명도 없이 불참함으로써 회담을 무산시킨 것은 매우 실망스런 일이다. 약속파기를 식은죽 먹듯이 하는 그런 자세로는 남북간 협력은 기대할 수 없다. 북측이 아무리 통신회담에 열의를 보인다 해도 언제 약속을 깰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협상의 의미있는 진전은 불가능하다. 북한은 씨도 뿌리지 않고 열매만 거두겠다는 내 맘대로 식의 협상자세를 버려야 한다.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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