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채권단의 현대건설에 대한 출자전환 방침에도 불구하고 29일 주총에서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이 현대건설 이사회 의장으로 복귀할 전망이다.정몽헌 회장은 작년 5월 고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3부자 동반퇴진' 발표이후 대북사업을 전담하는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 직함만을 유지한 채 현대그룹 경영에서 물러났다가 같은 해 11월20일 경영복귀 발표이후 `오너'로서 경영에 참가해왔다.
28일 현대에 따르면 정몽헌 회장이 29일 주총에서 이사로 등재한 뒤 이사회 의장을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정몽헌 회장은 본인 지분 6.38%에 현대건설로 증여된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지분인 15.77%를 포함하면 현대건설의 사실상 최대주주다.
작년 5월 당시 등기이사였던 고 정주영 회장과 함께 이사직에서 퇴진했던 정몽헌 회장은 본인의 의사에 따라 이사 복귀가 가능하며 최대주주이기 때문에 이사회 의장으로 선출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현대건설의 등기이사는 김윤규 현대건설 사장, 고현직 감사와 신문영 명지전문대 교수(경영학과), 노승탁 서울대 교수(기계항공학부), 김수삼 중앙대 교수(건설환경공학과), 이리형 한양대 교수(건축공학부) 등 6명.
이중 김윤규 사장은 정부와 채권단이 작년 유동성 위기에 대한 책임을 물어 김재수 부사장(현대그룹 구조조정본부장)과 동반퇴진을 요구하고 있어 등기이사 퇴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작년말 이사회에서 사외이사로 감사위원회를 구성키로 결정, 감사자격으로 이사에 등재된 고현직씨도 물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이들의 후임이다 정부와 채권단은 건설업의 특성을 감안해 현대건설 내부인사가 사장으로 임명되는 것도 거부하지 않는다는 방침이어서 심현영, 이내흔씨 등 전 경영진과 김홍도. 조충홍. 차인환 부사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그러나 29일 주총을 계기로 등장하는 신규 경영진의 임기는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일단 정부와 채권단이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현대건설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조기 출자전환 방침을 세웠기 때문에 조만간 출자전환이 이뤄지게 되면 최대주주가 바뀌게 돼 현대건설 경영진은 또 다시 교체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몽헌 회장이 29일 현대건설 주총에서 이사회 의장으로 복귀한다는 것은 향후 출자전환으로 인해 경영에서 물러나는 상황이 생기더라도 그 이전까지 경영정상화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인교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