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대책 세워라" 한목소리

"유가완충준비금 올 예산배정 全無" 질타…"유가예측 능력 제고" 시스템 개선 주문도
건설경기 연착륙방안 "계획대로" "보완" 공방

국정감사 이틀째인 5일 여야 의원들은 고유가에 대한 정부의 대책과 건설경기 연착륙 방안의 실효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국회 산업자원위의 한국석유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한목소리로 고유가 대책 수립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열린우리당 선병렬 의원은 “유가완충준비금은 석유 위기시 대비하는 보험금 성격인데도 올해 예산이 한푼도 배정되지 않았다”며 “에너지정책은 장기적 정책수립이 필수적이지만 유가완충준비금 예산은 일관성 없게 편성돼왔다”고 비판했다. 한나라당 이병석 의원은 “국제유가의 변동에 따라 유가완충준비금이 적기에 투입돼야 하는데 지난 98년 이후 이 자금이 사용된 사례가 한번도 없다“며 “유가완충준비금의 적립목표는 2조2,000억원이지만 지난 6월 현재 적립규모는 5,181억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맹형규 의원은 “석유뿐만 아니라 각종 에너지 자원의 정보수집을 위해 종합적인 에너지자원정보센터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유가 예측 시스템의 문제점도 집중적으로 거론됐다. 한나라당 안경률 의원은 “석유공사가 석유 비축에 필요한 전략적 의사결정을 위해 ‘석유시황분석반’을 운영하고 있지만 유가 예측능력에 큰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며 “시황분석반의 확대개편이나 외국 전문가 초빙 등을 통해 유가예측능력을 높이기 위한 시스템 개선작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우리당 최철국 의원은 “석유공사의 유가 예측이 틀려 올해 원유 목표량 200만배럴은 도저히 채울 수 없다”며 “예산을 증액하거나 구입목표 물량을 축소하면 되겠지만 예산증액은 어렵고 구입물량을 하향 조절하게 되면 비축계획에 차질을 빚게 된다”고 말했다. 또 건설교통부에 대한 국회 건교위의 국감에서는 정부의 건설경기 대책이 집중 거론됐다. 한나라당 김병호 의원은 “정부가 지난 7월 발표한 건설경기연착륙 방안은 중장기 대책인데다 기존 정책에서도 크게 벗어나지 못해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면서 “그 결과 건설투자 증가율이 내년에는 2.9%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는 등 건설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건설경기연착륙 방안의 보완 등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이강래 의원은 “1~8월 건설수주액이 지난 2002년 40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47조6,0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가 올해 41조7,000억원으로 다시 감소했다”면서 “그러나 올해 건설수주액이 건설경기가 지나치게 과열됐던 지난해보다 줄었지만 2002년보다는 많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어 “건설경기를 무리하게 부양하면 큰 혼란이 올 수 있고 특히 3~4년 후 거품을 유발할 수 있다”면서 “신행정수도 건설ㆍ공공기관 지방이전ㆍ혁신도시 건설 등 각종 대책을 계획대로 추진해 나가면 건설경기를 연착륙 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동석 건교부 장관은 “주택시장 안정기조를 그대로 유지해 나가면서 건설경기를 연착륙시킬 방침”이라면서 “신행정수도 건설 등 새로운 큰 규모의 개발수요를 발굴, 시차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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