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지원 대학 IT연구사업 속속 '결실'

실력축적·기술개발·해외취업 등 '일석삼조'

정부가 첨단 IT산업의 핵심 연구인력을 양성하고 석ㆍ박사과정 학생에게 대형 연구개발 프로젝트 참여 기회를 주기 위해 2000년도입한 대학 IT연구센터(ITRC) 육성 산업이 속속 성과를 내고 있다. 대학들은 정부 지원으로 IT 분야에 실력을 쌓는 동시에 기업체와 기술이전 계약도 이끌어내고 덤으로 연구진은 해외취업 기회까지 얻고 있어 그야말로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연세대 IT연구사업단인 `ITSoC 설계기술 연구센터' 연구원들은 최근 사기가 충천했다. 센터장인 김재석 교수와 박사과정 정윤호(30)씨 등 연구원들이 함께 개발한 `다중 안테나' 기능을 이용한 무선랜 시스템용 SoC(system on chip)가 업계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기술은 데이터 전송속도를 기존 무선랜 시스템보다 약 5~10배 높인 것으로 센터는 최근 업체 5곳에 2억원의 초기 기술료를 받고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다른 업체 2곳과도 기술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연구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정 연구원은 MITㆍUSC 등 해외 유수대학의 `러브콜'을 받은데 이어 지난달에는 방한한 필립스의 자회사 `실리콘하이브'사장으로부터 직접 입사 제의를 받기도 했다. 광운대 `차세대 3D 디스플레이 연구센터'도 올초 세계 최초로 60인치급 무안경식 초고해상(HD) 3차원 입체동영상 디스플레이 시스템인 `3DRC-60'을 개발했다. 디스플레이 연구센터는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디스플레이 전시회에 초청받아 참가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으며 올 2월에는 일본 도쿄의 미스코시 백화점에서 입체동영상 기술을 이용한 가부키 공연을 진행해 일본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이 연구센터 역시 관련 기술을 국내외에 특허 출원하고 산학 협력의 일환으로 벤처기업인 쓰리디아이에스(3DIS)에 기술을 이전해 상품화를 추진하고 있다. 아주대의 게임ㆍ애니메이션 센터도 2003년 경주세계문화엑스포에 주제영상을 100만명이 넘는 관람객들에 선보였으며 작년에는 경북도를 통해 세계적 3D 배급업체인`시맥스&아이웍스'와 배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ITRC사업은 첫 해인 2000년 100억원의 예산을 들여 1천300여명의 연구인력에 혜택을 줬다. 5년째인 올해 예산은 320억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고 참여 연구인력도 3천500여명으로 급증했다. 센터 1곳당 8년간 8억원의 `적지않은' 지원이 이뤄지다보니 연구센터들도 지원에 상응하는 성과를 내기 위해 경쟁적으로 연구에 매진한다. 2년마다 중간평가를 통해 실적이 하위 10~20%에 해당하는 연구센터들은 과감하게 도태시키고 새 지원대상을 선정하기 때문에 경쟁도 치열하다. 아주대 게임애니메이션센터장인 고욱 교수는 "다른 부처처럼 SCI논문 수로 연구성과를 평가하는 게 아니라 기술 이전 계약 등 산업적인 측면 등 다양한 평가기준을적용하기 때문에 각 사업단이 더 열심히 연구활동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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