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8월 12일] 지구온난화와 인구론

이종헌(농협안성교육원교수)

최근 지구온난화로 전국 곳곳에 국지적으로 쏟아지는 폭우와 기록적인 폭염으로 인한 피해가 심각하고 발생 빈도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기상청 자료에 의하면 서울의 30도 이상 고온일의 빈도는 지난 1970년대 연평균 28일에서 1990년대 38.7일로 증가했고 시기도 점점 빨라지고 있으며 폭염일수와 폭우로 인한 피해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농촌진흥청의 온난화 관련 자료에 의하면 오는 2020년에 이르면 겨울철 평균기온 상승으로 경지면적의 17%가 아열대 기후 지역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망고와 사탕무ㆍ강황 등 10여종이 국내에서 재배될 수 있을 것이며 2080년에는 한반도 평균기온이 2.8도 상승하여 남부지역에서는 온대과일 재배가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구온난화는 범지구적 현상으로 세계 식량수급에 커다란 변수로 작용할 뿐만 아니라 인류의 생존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문제를 생각하면서 맬서스(T. Malthus)의 ‘인구론’을 떠올려본다. 그는 성욕ㆍ식욕의 충족본능이 강한 인간이 성욕을 절제하지 못해서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식량생산은 자연의 절대적 제약에 의해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해 인류는 영원히 빈곤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그의 이론은 인구증가에 따른 식량 문제 해결을 위해 자연에 순응하지 않고 인위적으로 제어하는 기술의 개발을 간과했다. 즉 일부 후진국가을 제외한 선진국에 식량이 남아돌고 인위적으로 살을 빼기 위해 식욕억제제를 복용하는 등의 현상이 있고 성의 혁명(The sexual revolution)으로 피임과 낙태기술이 발달해 인구 증가가 억제되자 맬서스의 ‘인구론’은 고전 경제이론이 되었다. 그러나 기술발달에 의한 산업화ㆍ도시화의 진전은 세계 모든 국가의 자원을 고갈시키고 온실가스로 인한 지구온난화는 기후변화 등 환경오염 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다. 유엔의 정부 간 기후변화위원회(IPCC)의 2007년 제4차 보고서에 의하면 대기권의 온도가 산업혁명 이전에는 1만여년 동안 섭씨1도밖에 변하지 않았으나 지난 100년 동안 대기온도가 섭씨 0.74도 상승했고 이런 추세로 상승한다면 2100년에는 남북극의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1m까지 높아져 수많은 도서 국가가 사라지게 된다고 한다. 이런 기후변화는 해수면 상승 이외에 각종 기상이변ㆍ대홍수ㆍ사막화ㆍ생태계파괴 등을 일으켜 그 피해 역시 이루 말할 수 없이 클 것이라고 한다. 이처럼 지구온난화는 세계 식량과 인구변화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이제는 자연에 절대적 제약에 기초한 맬서스의 ‘인구론’이 고전경제 이론이 아닌 새로운 이론으로 평가돼야 할 것이다. 앞으로도 산업화ㆍ도시화는 빠르게 진행돼 대기온도가 큰 폭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자원고갈과 지구온난화 등의 환경오염 문제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따라서 식량생산에 더 많은 제약을 가져오기 전에 자연의 제약을 인정하고 자연에 순응하는 삶을 근본으로 해 지구온난화 방지 등 지구환경보전에 다 함께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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