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銀 신용대출비중 점차 확대

담보대출 위주 영업 탈피 '시동'

우리.신한.하나은행 등 일부 시중은행들이 담보대출 중심의 여신 운용 방식에서 탈피해 개인신용대출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은행들의 신용평가 시스템이 과거에 비해 좋아진 데다 고소득층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도 점차 치열해 지면서 나타난 결과라는 해석이 일반적이다. 9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10월31일 기준 개인신용대출 취급액 잔고는 14조5천894억원으로 작년동기의 10조247억원에 비해 46% 급증했다. 우리은행의 신용대출잔고는 2월에 11조원, 5월에 12조원, 7월에 13조원, 9월에14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10월에도 가파른 증가세를 기록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직장인 신용대출에 다른 은행보다 다소 유리한 금리 조건을제시하고 있는 데다 우량기업에 대한 집단대출을 많이 해 신용대출 잔고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10월말 기준 4조6천43억원의 신용대출잔고를 기록, 작년동기의 3조8천253억원 대비 20% 증가율을 기록했다. 신한은행의 신용대출 잔고는 5월 이후 4조3천~4조4천억원 사이에서 주춤했지만8.31대책 이후 다시 증가세가 회복되는 분위기다. 하나은행도 10월말 기준 6조2천261억원의 잔고를 기록, 작년동기의 5조2천681억원 대비 18% 늘어났다. 조흥은행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고 국민은행은 잔고가 2조원 가까이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국민.신한.우리.조흥.하나은행 등 5개 주요시중은행의 가계신용대출잔고는 10월말 기준 65조5천653억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4조3천억원 늘어났다. 하지만 5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나 중소기업대출 잔고가 100조원 안팎인점을 감안하면 신용대출 비중은 여전히 낮다. 대우증권 구용욱 애널리스트는 "큰 흐름으로 볼 때 담보대출을 줄이고 신용대출을 늘리는 등 선진금융기법으로 은행들이 점차 움직이고 있는 것"이라며 "하지만 전체 여신에서 신용대출이 차지하는 비율은 여전히 담보대출에 비해 크게 작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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