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글로벌 시대 경쟁력은 '디자인'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는 기술 수준이 급속도로 상향 평준화되고 있다. 정보기술(IT) 업계 선두 업체들의 경우 기술적인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다. 기술격차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경쟁업체보다 우위에 설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디자인’에 달려 있다. 국내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도 디자인이 뛰어난 제품은 기술 수준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는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한 업체들의 공통점은 바로 뛰어난 디자인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G마켓은 지난 5월 ‘휴대폰을 다시 구매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를 주제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3,397명) 가운데 28%가 “디자인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한다”고 답했다. 그 다음으로 ▦가격(23%) ▦다양한 기능(22%) ▦품질(14%) 등의 순이었다. 결국 소비자들이 제품을 선택할 때도 ‘디자인’을 가장 중시한다는 사실이 입증된 셈이다. 세계 시장에서 브랜드를 널리 알리고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 가장 우선적으로 육성해야 할 역량도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업체들이 기본적으로 첨단 기능이나 품질은 갖추고 있기 때문에 ‘디자인’을 중심으로 한 마케팅 활동이 필수적이다. LG전자의 초콜릿폰도 디자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의 산물이다. 이전의 제품들은 주로 ‘최첨단 기능’이라는 것을 마케팅 포인트로 강조했지만 초콜릿폰은 소비자의 감성에 호소하는 마케팅을 펼쳤다.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감성적 이미지를 강조한 마케팅 전략은 큰 성공을 거뒀고 휴대폰업계에 디자인 마케팅 경쟁을 불러일으켰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가 해외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역별로 다른 ‘굿 디자인(Good Design)’에 대한 인식과 감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금기시하는 것들을 피해야 한다. 또 문화적 차이를 오히려 장점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것들을 발굴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우리나라의 기업들도 글로벌 시장에서 환영받는 ‘굿 디자인’ 제품을 만들 수 있고 글로벌 히트 제품으로 성공할 수 있다. 디자인 경쟁력을 높이려면 기업 스스로의 노력과 함께 국가적인 차원의 지원도 필요하다.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첫걸음이 바로 디자인 경쟁력을 키우는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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