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도시를 바꾸자] 주요 국내외 재난 사례

지난 1966년 영국 런던에서 대형 도심 재난이 발생했다. 화재로 인해 런던건물 중 무려 80%가 잿더미로 변한 것이다. 그 후 영국정부는 건물의 외벽으로 목조사용을 금지하는 등 단호한 조치를 단행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고려 현종 12년에 화재로 인해 인수문 밖 2,000여가구가 전소됐고, 95년에 삼풍백화점 붕괴로 1,440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더구나 도시방재의 후진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90년대 들어 국내에서 전 세계를 놀라게 하는 대형 재난이 매년 평균 1건씩 발생했다는 점이다. 결국 도시방재에 대한 지속적인 대책이 없을 경우 선진국이든 후진국이든 언제 어디서 대형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90년은 재난의 해= 1970년 4월 8일 서울 마포구 창천동의 와우아파트 붕괴사건은 급격한 도시화로 인해 나타날 재난의 서곡을 알리는 것이었다. 이 사건으로 33명이 사망하고 39명이 부상하는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재난은 90년대 들어 절정에 달했다. 92년 경남 남해 창선대교 붕괴(사망자 1명), 93년 청주 우암아파트 붕괴(28명)ㆍ제주도 추자교 붕괴(2명), 94년 아현 도시가스 폭발(12명) 등이다. 특히 94년의 성수대교 붕괴(32명)와 95년의 삼풍백화점 붕괴(520명), 99년의 인천 호프집 화재(55명)는 후진국형 대형 참사로 기록되고 있다. ◇재난 후 방재개념 도입= 재난이 발생한 후 방재대책을 세우는 `사후 약방문` 현상은 외국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95년 발생한 일본 고베 대지진이 그 대표적인 예다. 1,80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이 사건은 내진설계를 제대로 못해 피해가 컸다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일본인의 자존심을 무너뜨렸다. 미국도 예외는 아니다, 83년에 마이너스강 교량이 붕괴 됐고, 73년에는 버지니아의 프라자 아파트가 무너졌다. 영국에서도 지하철 화재가 발생하고 아파트가 붕괴되는 재난이 일어났다. 국내 재난과 다른 점은 규모에 비해 사상자수가 적고, 또 사건 이후 적절한 방재대책을 수립했다는 점이다. 실제 독일의 지하철은 역사가 100년으로 낡고 노후화 돼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했지만 적절한 방재대책으로 인해 지금껏 단 1명의 사망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안전에 대한 투자는 끝이 없다는 말이 있다. 안전에 투자하는 비용이 많으면 많을수록 안전도가 높을 수 있지만 그것은 비용과 맞물리는 것으로 경제성을 지나치게 초과하는 안전대책은 설득력을 잃게 된다. 따라서 적절한 투자와 함께 철저한 방재대책이 세워지면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는 점을 선진국이 보여주는 교훈이다. <김희원기자 heewk@sed.co.kr>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