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규제완화 지속 추진을"
주한 외국商議協 첫 연차회의
외국 기업인들이 우리나라에 대해 기업 구조조정의 적극적인 추진과 규제완화, 정부정책의 일관성 유지 등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한상공회의소와 14개 외국 상의로 구성된 주한상공회의소협의회는 4일 '주한 외국기업인들이 본 한국경제와 기업환경'을 주제로 세미나에서 주제 발표자를 한 국내외 인사들은 기업구조 조정의 성공이나 외국인 투자유치를 위해서는 '건전한 노사관행 정착'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들은 또 "한국경제가 국제수지 개선, 외환보유고 급증 등을 이룩했으나 구조개혁이 지연돼 정책에 대한 시장의 불신이 확산되고 위기상황 재연가능성에 대한 우려감이 퍼지고 있다"며 "노동, 기업, 금융, 공공 등 4대 구조조정을 원칙과 기준을 가지고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날 세미나는 서울 반포동 매리어트호텔에서 상의 관계자와 외국기업인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자크 베이사드(Jacques Beyssade) 주한EU상의 회장
기업구조조정 추진과 관련, 정부는 기업의 취약성이 판단되면 공적자금의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 기업은 노동자와 채권단이 납득할 수 있는 목표를 제시하고, 목표에 대한 일관성을 유지하며, 경영방식을 현대화하고, 강점을 보강해야 한다.
한국기업들은 대체로 비효율적이어서 기업구조조정이 필수적이다. 기업구조조정은 비용측면에선 실업자 양산, 공적자금 소요, 악성부채 발생, 자산가치 손실이 발생한다. 그러나 수익측면에서 건전한 금융시스템 정립, 주식보유자의 이익창출, 기업이익의 공유, 수지균형, 자금낭비 방지 등의 효과가 크다.
◇제프리 존스(Jeffrey Jones) 주한미상의 회장
한국은 IMF이후 외국인 직접투자가 크게 늘어나는 등 어느정도의 성공과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신기술 투자, 주식시장 개선, 연구개발 확대, 건전한 노사관행, 차입자금에 대한 높은 의존도 탈피, 투명성확보, 교육향상 등이 필요하다.
◇모리시마 히데가주(Morishima Hidekazu) 서울재팬클럽 부이사장
외국인 투자유치를 늘리기 위해서는 노동시장의 개선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또 기업관행의 현대화나 지적재산권 보호에 대한 인식확산이 중요하다.
한국정부는 지난 2년간 투자환경 개선을 위해 각종 투자유인책을 실시하는 등 많은 노력을 경주한 결과 기업 및 투자환경면에서 다소 미흡한 면이 있으나 크게 우려할 만한 것은 아니다.
외국인 투자유치를 확대하면 고용증대, 장기자본 유입, 현대적 경영기법도입, 경영투명성 확보, 수출증대 등 1석5조의 효과를 가져온다.
세계시장은 양자 혹은 지역간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는 쪽으로 나아가고 있으나 한국과 일본은 자유무역협정이 없다. 한국과 일본정부, 기업들은 양자간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양국간 경제동맹을 촉진하기 위해 한국은 정보통신과 소프트웨어를 적극 활용하고, 영어교육을 강화하며, 세계무대에서 유명한 기업가를 양성해야 한다.
◇박용성 대한상의 회장
외국인들은 여전히 한국의 노동문제를 볼때 투쟁일변도라고 생각하고 있다. 또 생산성에 비해 임금이 높다고 본다. 특히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관련,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라는 고용조정 제한과 인수합병시 '포괄적 고용승계의무 규정' 등으로 기업구조조조정이 신속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인수합병과 영업양도를 할 경우 경영상 해고요건을 완화해야 한다. 또 주당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근로시간축소법안이 도입될 전망인데 월차유급휴가와 유급생리휴가를 없애야하며, 연장ㆍ휴일ㆍ야간근로할증률(50%)도 국제기준으로 하향조정해야 한다.
규제완화 측면에서는 국민의 정부 출범이후 50%의 규제가 철폐됐으나 기업들이 체감하는 규제완화는 미흡한 실정이다. 따라서 기업활동 전반에 걸쳐 영향을 줄 수 있는 핵심규제의 개혁이 필요하며 기업의 자율적인 경제활동을 최대한 보장하는데 역점을 둬야 한다.
한편 주한상공회의소협의회는 지난 9월 창립돼 초대회장에 박용성 대한상의 회장을, 부회장에는 제프리 존스 주한미국상의 회장, 모리시마 히데가주 서울재팬클럽 부이사장, 장자크 그로와(Jean Jacques Grauhar) 주한EU상의 사무국장이 맡고있다.
고광본기자
입력시간 2000/12/04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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