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빅뱅'의 원년이 될 새해에는 종합편성 채널이 처음으로 등장하고 지상파 방송사들의 종일방송이 시작될 전망이다. 현재 2개인 보도전문 채널이 늘어나고 중소기업 전문 홈쇼핑 채널도 생길 것으로 보인다.
또 KBS 수신료 인상, 방송 광고판매대행사(미디어렙) 경쟁체제 도입 등 굵직한 현안들이 줄줄이대기하고 있다. 케이블TVㆍIPTVㆍ위성방송사 등 유료방송사 간의 고객쟁탈전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주요 케이블TV사업자와 지상파 방송사 간의 저작권 분쟁도 가닥이 잡힌다.
올해 방송계의 주요 쟁점을 살펴본다.
◇KBS 수신료 올려 종편 등 광고기반 확충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올해 KBS의 광고비중을 낮추는 대신 2,500원인 수신료를 5,000∼6,000원으로 인상, 민간 방송광고시장을 키우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지난 4일 밝혔다. 또 지난해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은 미디어렙 관련법안을 오는 2월 정기국회에서 다시 논의해 처리하고 하반기에 종편채널 등 선정도 마무리짓겠다고 덧붙였다.
김인규 KBS 사장도 신년사에서 올해 수신료 현실화,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무료 지상파 디지털 방송 플랫폼(K-VIEW) 구축을 위한 법적ㆍ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상업방송과 차별화된 디지털시대 공영방송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권이 KBS 수신료를 인상하려는 가장 큰 이유가 MBCㆍSBS와 종편 채널 등의 광고수입 기반을 넓혀주기 위한 것이어서 부정적 여론도 만만찮아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 "연내 지상파 24시간 방송" 추진
방통위는 지상파 방송사에 24시간 종일방송을 허용해주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미 지난해 말 대통령에게 지상파TV 운용시간 규제 등을 개선, 방송사의 자율성을 확대하겠다고 보고했다. 심야방송 제한시간(새벽 1~6시)을 없애겠다는 취지다. 방통위가 올 하반기 지상파 방송사에 대한 재허가 때 허가증에 기재하는 방송시간을 늘려주면 된다.
이 같은 방침은 케이블TVㆍ위성방송 등 유료방송사들이 24시간 방송을 하고 있어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서라지만 기본적으로는 지상파 방송사들이 디지털 전환비용을 조달할 수 있도록 방송광고시장의 파이를 키워주려는 것이다.
물론 케이블TV 등 유료방송업계는 유료방송의 강점이 사라지고 지상파방송사로의 광고편중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드라마 등 오락 프로그램 재방송이나 해외 스포츠 중계 등 광고를 의식한 편성이 주를 이룰 가능성이 커 전파ㆍ전력낭비만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방통위 안에서도 "디지털 전환을 앞두고 새벽시간을 이용해 실험방송을 할 필요가 있으므로 24시간 방송을 조기 허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이병기 상임위원)는 지적이 있다. 하지만 방통위 실무자는 "24시간 방송을 허용하되 디지털 전환에 필요한 실험방송을 위한 시간을 별도 고지하거나 23시간 방송체제로 가는 방안 등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상파-케이블 저작권 소송 결말은?
지상파 방송 3사가 주요 케이블TV사업자들을 상대로 제기한 저작권 소송의 1심 결과도 관심꺼리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가 지난해 말 지상파 방송 3사의 재송신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지만 지상파 방송사의 저작권을 인정했기 때문에 본안소송에서도 케이블TV사업자들의 '저작권 침해'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높은 실정이다.
하지만 케이블TV 등이 의무적으로 재송신해야 하는 KBS1ㆍEBS 채널이 저작권료 지급대상인지, 아닌지를 포함해 다양한 이슈에 대한 법적 해석이 엇갈리고 있어 법원이 본안소송에서 어떤 판결을 내릴 지는 여전히 안개 속이다. 케이블TV 업계의 전송망ㆍ시설과 셋톱박스 투자비, 지상파TV 방송사들의 고화질(HD) 콘텐츠 제작비ㆍ구매비용 등을 감안해 비용편익을 분석해본 결과 법원이 지상파 방송사들의 손을 들어줘도 저작권료를 챙길게 없거나 소액만 챙길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