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앞으로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기관이나 기업을 매각할 때 매수하려는 컨소시엄의 파트너가 다른 파트너에게 일정 수익을 보장해준다면 해당 컨소시엄에 팔지 않을 방침이다.
4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정부는 대한투자증권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하나은행이 싱가포르의 국영 투자회사인 테마섹에 일정 수익률을 보장해준다면 차입에 해당돼 승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하나은행측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대투뿐 아니라 향후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기관과 기업을 매각할 때 이런 원칙을 적용하기로 하고 세부방안 마련을 검토 중이다.
김교식 공적자금위원회 사무국장은 “테마섹에 수익률을 보장해주는 것은 사실상 대출을 받는 것에 해당될 수 있다”며 “경영 정상화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승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테마섹 사례를 계기로 현재 수익률 보장 컨소시엄에 인수합병(M&A) 자격을 주지 않는 것을 명문화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나은행이 최근 테마섹을 제외하고 단독으로 대투를 인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힌 것도 정부의 이 같은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당초 하나은행은 테마섹과 공동으로 대투를 인수하되 45% 가량의 지분은 테마섹에 할당할 계획이었다.
윤용로 금융감독위원회 감독정책2국장은 “하나은행이 단독으로 대투를 인수하더라도 ‘인수 승인’은 유효하다”며 “결국 하나은행이 단독으로 인수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