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반발이 문제다. 교육인적자원부가 1일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교무ㆍ학사 업무 등 3개영역 시행지침`발표하면서 사실상 NEIS를 전면 시행하는 쪽으로 방침을 정하자 전교조가 연가투쟁을 즉각 선언하는 등 강력반발, 교육계 갈등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이날 발표에 대해 교육부는 `현재의 학교상황을 고려해 최선의 방법`이라는 입장이라는 반면 전교조는 `지난 5.26합의를 파기한 것`이라는 것이라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NEIS 사실상 전면시행=교육부는 이날 발표에서 새로 구성되는 정보화위원회가 최종결정을 내릴 때까지 고2 이하에 대해 수기(手記)를 원칙으로 하되 학교 실정에 따라 불가피한 경우 단독컴퓨터(SA), 학교종합정보관리시스템(CS), NEIS 등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법을 선택하도록 함으로써 NEIS를 사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놨다.
이는 현재 전국 초ㆍ중ㆍ고교의 97%가 NEIS를 사용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한시적이기는 하지만 사실상 NEIS를 전면 시행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교육부는 또 NEIS 27개 영역 중 24개 영역은 NEIS로 시행하고 고3은 모든 영역을 NEIS로 한다는 합의 내용은 그대로 적용하기로 했으며 NEIS 체제 전면 재검토하게 될 정보화위원회는 교육부장관 소속으로 이달 중 구성, 운영하기로 했다.
이 위원회는 법률ㆍ정보ㆍ교육전문가 등으로 구성되고 교원단체 등 이해 당사자는 직접 참여하지 않고 대신 위원회 위원들만 추천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불가피한 선택인가=교육부는 이날 발표가 `학교현실을 감안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현재 1만1,000개에 달하는 전국 초ㆍ중ㆍ고교의 97%가 NEIS를 시행하고 있고 NEIS에서 CS로의 역 이관 프로그램이 없어 지금 상태로는 수기가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 또 일선학교에서 교사들의 불편이 없도록 한시적으로 SAㆍCSㆍNEIS를 사용하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서울시교육청이 NEIS 운용에 관한 일선 학교들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에서도 각 학교들은 대부분 장비노후화, 관리인력ㆍ이관 프로그램 전무, 업무량 증가, 보안시스템 허술, 7차교육과정의 선택과목 처리 불가능을 이유로 CS회귀 불가를 주장하고 있다.
◇또 말 바꿨다=전교조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고2 이하도 NEIS로 할 수 있다`고 허용한 것은 지난 5.26 합의사항을 정반대로 뒤집은 것”이라며 “게다가 인권위 권고마저 무시한 것으로 교육부가 전교조와 국민을 두번이나 우롱했다”고 규탄했다.
또 전교조는 “교육부가 지난 5.26 발표의 내용에서 NEIS 이전체제는 NEIS도 포함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이는 기본 독해력도 없는 무식한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이에 따라 전교조는 이날 5.26합의 총력투쟁 상태로 돌아가 NEIS를 반대하는 모든 시민 사회단체와 연합하고 오는 11~14일 1,000명 정도의 선봉대가 징계를 각오한 상경투쟁을 전개하기로 했으며, 20일 전 조합원 연가집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윤덕홍 교육부총리는 “수기를 하라는 것은 합의파기가 아니다. 이를 합의파기로 보고 연가투쟁을 한다면 유감”이라며 “내가 지금 물러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결자해지 정신으로 문제를 풀겠다”고 말했다.
<최석영기자 sychoi@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