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 분양등 자산매각 계획 '절반의 성공'

■ 삼성·LG그룹 용산 '랜드마크 타워' 인수전
컨소시엄 참여 기업들 빌딩 인수자 될 가능성 커
연면적 50만㎡오피스빌딩 가격 5兆원 달할듯


삼성ㆍLG그룹이 용산 국제업무지구 랜드마크 빌딩 매수전에 나선 것은 국내 최고층 빌딩을 과연 누가 차지하느냐 하는 것 외에도 이번 사업의 성패에 있어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공모형 프로젝트파이낸싱(PF)사업으로 진행되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은 코레일이 보유한 용산 철도창과 서부이촌동을 합쳐 총 56만6,000㎡의 부지에 주상복합과 오피스ㆍ호텔ㆍ백화점ㆍ쇼핑센터ㆍ문화공간 등 복합단지를 건설하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땅값만 10조~13조원 안팎, 시공비와 금융비용 등을 합한 총사업비는 25조원 안팎이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천문학적인 사업비가 투입되는 만큼 주상복합은 물론 오피스와 상업시설의 분양 또는 매각이 차질 없이 이뤄져야 이번 사업이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공모전에 참여하는 컨소시엄은 분양하는 주상복합을 뺀 오피스와 상업시설에 대한 매각 계획을 미리 짜놓게 마련이다. 예컨대 최근 롯데건설컨소시엄이 사업자로 선정된 판교 역세권 PF의 경우에도 사업계획서상에 오피스 39만㎡에 대한 매수자가 풍성건설ㆍ㈜신영 등으로 정해져 있었다. 이번 사업의 발주처인 코레일도 땅값뿐 아니라 이 같은 매각계획을 사업자 선정의 중요한 잣대로 삼고 있다. 현재 이번 공모전을 둘러싼 컨소시엄 경쟁구도는 삼성건설과 현대건설컨소시엄의 양강구도. 이 같은 상황에서 삼성그룹과 LG그룹이 각각 삼성건설컨소시엄ㆍ현대건설컨소시엄과 손을 잡음으로써 두 컨소시엄의 자산매각 계획이 ‘절반의 성공’은 보증받은 셈이 됐다. 아직 구체적인 사업계획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용산국제업무지구에 들어갈 오피스 빌딩과 상업시설의 연면적이 각각 130만㎡ 정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서울시내에서 한 해 공급되는 오피스 면적보다도 큰 규모다. 특히 랜드마크타워의 연면적은 대략 45만~50만㎡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단순히 연면적으로만 계산해도 오피스 빌딩 전체의 절반에 육박한다. 더구나 국제업무지구 개발지의 중심이라는 입지와 랜드마크타워가 갖는 상징성을 생각할 때 액수로 환산한 랜드마크타워의 가치는 그 이상이다. 전문가들은 3.3㎡당 3,000만원을 기준으로 랜드마크타워가 5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두 컨소시엄은 다른 오피스에 대한 매각계획도 물론 잡아놓고 있다. 이와 관련해 두 컨소시엄의 구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삼성건설컨소시엄에는 GS건설과 포스코건설ㆍ롯데건설ㆍ현대산업개발ㆍSK건설ㆍ금호건설 등 시공능력순위 10위권 업체 중 대부분이 참여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시공사의 구성을 넘어 관계사들의 잠재적인 구매력을 의미한다. GS그룹ㆍ롯데그룹ㆍ금호그룹 등이 잠재적인 빌딩 인수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삼성건설은 당초 안젤라 고든이라는 외국계 펀드에 오피스 부문을 일괄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다 최근 국내외 그룹 및 투자자를 상대로 빌딩별로 분리 매각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이에 따라 삼성건설은 실제 롯데그룹 등과 오피스 부문의 인수를 놓고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공사 구성에 있어서는 다소 열세지만 현대건설컨소시엄의 뒤에는 재계 2위인 현대차그룹이 버티고 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엠코가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는 것. 현대차는 뚝섬과 판교 PF 용지 등에서 자동차박물관ㆍ호텔ㆍ컨벤션센터 등이 들어서는 대형 복합건물 건립을 추진하다 무산된 바 있어 최종적인 타깃이 용산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연면적 65만㎡에 달하는 상가시설의 처리도 관건이다. COEX몰의 7~8배에 달하는 상가를 어떻게 채우느냐를 갖고 두 컨소시엄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국내 유통사들이 다 들어와도 공간이 남을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두 컨소시엄은 이와 관련, 국내 대형 유통사 및 투자사들과 유치 협상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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