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의 화가' 여심을 유혹하다

김재학 개인전 선화랑서


“당신을 위해 핀 장미의 향기를 느껴봐요” 장미는 유독 여성들이 좋아하는 꽃이다. 중년이 넘은 여성도 생일날 가장 받고 싶은 선물은 아마 장미꽃 다발일 것이다. ‘장미의 화가’로 이름을 날리며 주부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작가 김재학이 장미를 주제로 한 개인전을 인사동 선 화랑에서 열고 있다. 김재학은 대상을 충실하게 재현해 내는 전형적인 구상미술 작가다. 현대미술 애호가들은 구상미술 작품을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니지만, 그의 작품은 예외다. 달력에서 볼 수 있을 정도로 대중적이면서도 우리의 정서를 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비평가들의 분석이다. 그의 작품은 멀찌감치 떨어져 보면 사진처럼 정교한 맛을 느낄 수 있으며, 가까이 다가가면 유화의 질감이 살아있어 구상회화를 좋아하는 마니아들은 오래 전부터 그의 장미를 기다려왔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둥근 청화백자에 무심하게 다발로 꽃은 듯한 연분홍 장미나 탐스럽게 핀 붉은 장미는 주변에 별다른 장식이 없어도 ‘꽃의 여왕’이라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듯 하다. 수채화 화가로 화단에 등단해 유채화로 변경한 김재학의 그림은 불투명한 재료로 맑고 선명한 색감과 선도를 완성시켰다. 또 정물의 대상만을 강조하기위해 과장된 수사나 장식을 멀리하는 것이 작품의 특징이다. 그래서인지 장미의 화려한 느낌과 향기가 오롯이 살아있는 듯 하다. 전시에 출품된 작품은 호당 40만원 선으로 가격도 적당해 전시를 시작하자 봄을 맞아 집안을 그림으로 화사하게 꾸미고 싶은 주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빨간 장미는 ‘욕망과 열정’, 흰 장미는 ‘순결과 존경’ 분홍장미는 ‘맹세, 사랑’ 노란 장미는 ‘질투와 완벽한 성취’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꽃말과 상관없이 인기를 끄는 작품들은 정열적인 붉은 장미보다는 온화하면서도 따뜻한 느낌이 드는 흰 장미와 노란 장미 등 부드러운 색상의 꽃들이다. 전시는 4월 16일까지. 선화랑 (02)734-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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