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바꾸고 고급화 선언 대형유통업체와 본격 경쟁'인디안 모드'로 널리 알려진 부산지역 대표적 의류유통 전문업체 ㈜세정(대표이사 박순호ㆍ부산 금정구 부곡3동 11-1)이 중저가 이미지에서 벗어나 고급화를 선언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세정은 이를 위해 오랫동안 사용하던 브랜드를 바꾸고 대리점 매장을 대형화하는 등 공격적 마케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세정은 지난해 6월부터 오는 2003년까지 마케팅전략차원에서 대대적인 유통구조 개선작업을 벌이고 있다.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한편 대리점 매장을 고급스럽게 바꿔 신흥상권을 집중 공략하고 대형유통업체와의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먼저 브랜드 이름을 기존의 '인디안 모드'에서 '모드'를 빼고 브랜드의 바탕색도 주황색에서 파란색으로 바꿔 한층 세련되고 젊은 분위기를 담아냈다.
또 올해안에 전국 대리점 매장 50%를 정비하는 것을 비롯해 오는 2003년까지 100% 마무리할 예정이다.
세정의 매장 정비작업은 대형화를 겨냥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시원스런 외관에 고급스러움을 더해 예전의 중ㆍ저가 이미지에서 벗어나 '고급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재 매장수는 백화점 46개와 대리점 250개 등 모두 296개인데 세정은 매장 정비를 꾸준하게 진행해 질적 향상을 꾀할 방침이다.
세정은 외환위기 때 백화점 위주 대형매장 중심의 전략을 구사한 다른 업체들과는 달리 대리점 중심의 공격적 마케팅을 구사해 제일모직 LG패션 등 국내 굴지의 의류업체 틈바구니에서 성장을 거듭했다.
세정은 지난 74년 창사이래 줄곧 흑자경영을 기록, 현재 9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중견기업의 위상을 굳혔다. 지난해에는 500만불 수출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세정은 기술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핵심 공정인 편직부문의 기술력을 높이기 위해 고가의 컴퓨터 편직기를 과감하게 도입했다.
인디안의 티셔츠와 스웨터는 세탁 후에도 늘어나지 않고 오랜 기간 입어도 변형되지 않아 구입 당시의 형태를 유지한다.
티셔츠의 경우 패션의 본고장인 미국과 캐나다에 연간 40만벌 이상 수출해 품질의 우수성과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밖에 세정은 지난해 국내 패션업계에서 처음 투자한 고객 데이터베이스 마케팅시스템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고객의 요구를 반영하지 않은 제품은 시장에서 외면당할 수 밖에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지난해 2월부터 30억원을 투자하여 고객데이터를 확보하기 시작한 세정은 현재 40만명의 고객데이터를 확보했다.
우수고객의 수요를 파악하여 상품기획에 활용하는 한편 매장을 자주 찾지 않는 고객의 구매빈도를 높이는 방안을 찾아내는 등 고객 맞춤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박순호 대표는 "고객을 모르고 경영하는 것은 마치 눈을 감고 경영하는 것과 같다"며 "고객이 원하는 소재와 디지인을 적극 개발하는 등 고객 제일주의를 고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세정은 지난해 결산기준 매출 1,984억원, 경상이익 402억원을 기록했으며 연간 유통되는 의류 물량은 400만벌에 이르고 있다.
보유브랜드는 캐주얼브랜드 인디안, 남성복 인디안워모, 여성복 앤섬, 할인점 전용 베스파와 런딕, TV홈쇼핑 전용 쁘리메로 등 모두 8개에 이른다.
유종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