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롤린 머천트 지음, '래디컬 에콜로지'21세기는 희망의 시대인가, 위기의 시대인가. 눈부신 과학발전에 힘입어 인류의 생활은 하루가 다르게 편해지고 있어 일견 새 세기는 희망에 가득 차 있는 듯 보인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지구 온난화, 오존층 파괴, 광우병 파동 등 인간이 처한 생태환경의 파괴는 절망의 상황에 도달해 있다.
이러한 위기의식 때문인지 최근 전세계적으로 환경운동이 힘을 얻고 있다. 녹색정치를 표방하는 정당에서부터 종교의 힘을 빈 근본생태론까지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이들 환경운동가들의 공통적인 목적은 결국 '파괴된 생태환경의 회복'으로 모아진다.
하지만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노선은 운동가마다 다르다. 근본생태론자들은 서구 중심의 과학기술문명을 비판하고 생태적 세계관으로의 전환을 주장하고 있으며, 아나키스트 사회생태론자들은 생태계와 사회 내의 모든 위계구조를 철폐함으로써 유토피아의 세계를 구현하자고 목소리를 높인다.
반면 급진생태론은 이들 운동론의 한계를 지적하면서 칼 마르크스에게로 눈을 돌린다. 사회경제적 분석에 소홀한 근본생태론이나, 구체성이 결여된 아나키스트 생태론으로는 후손에게 물려줄 바람직한 생태환경을 얻어낼 수 없다는 견해이다.
미국의 여성 환경사학자인 캐롤린 머천트가 쓴 '래디컬 에콜로지'(허남혁 옮김)는 마르크시즘에 기반을 둔 환경운동이론인 급진생태론을 옹호한 책이다.
이 책은 세상 권력의 대부분이 현재 환경 파괴를 가져오는 경제체제와 정치제도에 집중돼 있다는 전제 아래, 이를 혁파할 것을 주장하는 급진생태론이 더 이상의 환경 파괴를 막을 유효한 실천수단이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그 운동(급진생태론)은 주류 환경주의에 계속적으로 도전하고 사회 변혁의 선봉에서 살만한 세상을 추구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한다.
문성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