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문, 최고를 향한 변신 프로젝트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배상문(22·캘러웨이)은 화끈하다. 아니, 불같다. 지역색을 논하기는 그렇지만 전형적인 경상도 사나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해 김형태(31·테일러메이드)와 함께 오는 18일부터 4일간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 코타페르마이골프장에서 열리는 골프월드컵 예선에 출전하는 그를 지난 8월에 만나봤다. 이번 시즌 KPGA(한국프로골프협회) 투어 개막전이었던 KEB-인비테이셔널의 승자는 배상문이었다. 배상문은 이 대회에서 자신에게 늘 따라다니던 ‘쇼트게임이 부족한 장타자’라는 오명을 떨쳐버렸다. 66타로 1라운드 단독 선두에 오른 그는 4라운드가 끝날 때까지 선두를 유지하며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일궈냈다. 장타와 쇼트게임이 조화를 이룬 덕분이었다. 개막전 우승 후 한 언론에서는 ‘신기의 쇼트게임’이라는 찬사를 보냈을 정도였다. 이후 그는 매 대회에서 우승 후보로 꼽히며 상승세를 타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3라운드나 4라운드에서 번번이 난조를 겪으며 그릿재킷의 8부 능선에서 내리막길을 탔다. GS칼텍스 매경오픈 4라운드에서도 챔피언조로 플레이를 시작했지만 9번홀과 15번홀의 이글 찬스를 놓치며 공동3위에 만족해야 했다. 사실 그가 보완해야 할 점은 아직 쇼트게임이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었다. 22살의 나이에 어느덧 투어 경력 4년차로 접어든 그가 자신의 마음을 연마하기 시작했다. 원석 그 자체로도 아름다운 배상문의 변신은 어떤 것일까. 개막전 우승 당시 쇼트게임 능력이 상당히 향상됐다는 인식을 심어줬다. 더불어 올 시즌 그린적중률도 상당히 높아졌는데. 다른 선수들은 개막전이었지만 나는 개막전 이전에 아시안 투어와 발렌타인챔피언십까지 합쳐서 6개 대회에 참가한 상태였다. 비록 성적은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실전감각이 살아 있어 자신감도 컸다. 그래서인지 볼이 생각한 대로 잘 맞아 들어갔다. 비결은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것 같다. 올해로 프로 4년차다. 아이언샷이 좋지 않다가도 제대로 치면 감이 온다. 아시안 투어는 어땠나. 비행기를 탄 것밖에 생각이 안 난다. 또 먹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피부로 느꼈다. 인도에서 3주 정도 시합을 했는데 그 기간 동안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했다. 배가 고파 컨디션이 떨어진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열심히 했다. 말 그대로 헝그리 정신이었던 것 같다. 성적은 좋지 않았다. 그때는 한국이 그리워 정말 우울증에 걸리는 줄 알았다. 올 시즌 버디도 상당히 많이 기록했는데. 작년에는 컷 탈락도 몇 번 있었다. 그때는 남들이 버디를 20번 했다면 나는 10번밖에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꾸준히 고른 성적을 냈고 버디 기회도 그만큼 늘어났다. 경기 운영 면에서 확실히 좋아진 까닭도 있다.(인터뷰를 지켜보던 배상문의 어머니 시옥희 씨가 “작년보다 60% 정도 좋아졌다”고 덧붙였다.) 아시안 투어 때문에 훈련시간이 없었던 걸로 안다. 그런데 72타 중반이었던 평균타수가 올 시즌 71.594타로 껑충 뛰어 김형성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아시안 투어 전에 미국에 한 달 정도 있었다. 이전에는 늘 라운드 위주로 훈련했는데 이번에는 일주일에 세 번 정도만 라운드를 돌고 샷 연습의 비중을 높였다. 라운드를 돌면 볼을 100개도 치지 못하지만 연습을 하니까 볼을 400~500개 정도 칠 수 있었다. 내 샷에 대한 확신도 생겼다. 어프로치샷에 대한 자신감도 서서히 생기고 있다. 하반기는 기대해도 좋다. 개막전 우승 후 매 대회에서 우승후보로 꼽혔지만 정작 우승이 없었다. 올해 골프토토 투표율 집계에 내 이름이 자주 올랐다. 기대를 하신 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 그렇지 못해서 죄송하다. 개막전 후 한 번 내지 두 번 정도는 더 우승할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막상 대회가 시작되니 결과는 다르더라. 매경오픈도 3라운드까지는 퍼팅이 괜찮았다. 그런데 챔피언조로 시작한 4라운드에서 마음이 쫓기니까 퍼팅이 잘 안됐다. 계속 2퍼트를 했다. 선두를 따라잡아야 하는데 남의 실수를 바라는 꼴이 된 거다. 이글찬스가 왔는데도 허탕만 쳤다. 1라운드에서 좋았다가 후반 라운드로 갈수록 타수가 늘어나는 것도 라운드가 진행될수록 잘해야겠다는 압박감을 받기 때문인가. 그런 사실은 몰랐다. 첫날 깜짝 선두로 나서는 경우 그 샷 감각이 불과 하루 사이에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심리적으로 불안해서인지 흐트러지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시옥희 씨가 “아직 악착스러운 면이 없다”며 “그런데 이제는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아 괜찮을 거다”고 덧붙였다.) 현재 상금랭킹 3위로 상금왕 1위와의 격차(약 9,300만원)가 아주 크지는 않다. 하반기에 큰 대회가 많아 상금왕 자리가 탐날 것 같은데. 상금왕을 못한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지 않다. 솔직히 상금왕 욕심이 난다. 격차는 어떻게 보면 크고 어떻게 보면 작다. 남은 대회 하나하나 모두 우승을 목표로 플레이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10월말에 PGA 투어 Q스쿨(퀄리파잉스쿨)에 도전할 예정이라 그전까지 좋은 성적을 내서 상금왕 자리에 도전하겠다. 내년부터 미국에서 활동할 예정인가. 그렇다. Q스쿨을 통과한다면 내년부터는 미국 PGA 투어를 뛸 예정이다. 부족한 점도 많지만 그 부분은 미국에서 직접 부딪히며 보완할 생각이다. 또 개인적으로 한국의 코스보다 미국의 코스가 내게 더 맞는 것 같다. 선호하는 코스는 어떤 코스인가. 아기자기한 도그렉홀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샷을 마음 놓고 때릴 수 있는 넓고 평평한 코스가 좋다. 첫승을 거뒀던 장소인 힐튼남해 5번홀(파4·490야드)이 그런 코스다. 이곳은 갯벌 위에 조성한 코스라 평평한 것이 특징이다. 바람이 많이 불지만 언듀레이션이 그리 심하지 않아 좋다. 홀이 일직선으로 뻗어있는 데다 앞바람이 주로 불어 드라이버샷 이후 5번 아이언으로 그린을 공략하면 된다. 휴식기 동안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다듬었나. 심신을 단련했다. 우선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해서 몸도 상당히 좋아졌다. 기술적으로 강해도 마음이 약하면 기술을 발휘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한달 정도 심상훈련을 받았다. 집중이 흐트러질 때 안 좋은 생각들을 머릿속에서 떨쳐내야 한다. 금메달을 딴 장미란에게 심상훈련을 지도한 분께 이미지 트레이닝을 교육 받았다. 심상훈련은 티잉그라운드에 발을 디디는 순간부터 볼이 떨어지는 곳까지 머릿속에 좋은 결과를 그리는 훈련이다. 바람이라던가 자신의 호흡까지 아주 구체적으로 상상해서 마음의 평정을 찾는 것이 관건이다. 지금 KPGA 투어는 30대 초반과 20대 후반의 황인춘과 김형성이 선두에 서고, 20대 초반의 신인들이 바짝 뒤를 쫓는 형국이다. 그런데 본인은 20대 초반이지만 투어경력으로 보면 오히려 전자에 가깝다. 투어에서 자신의 입장과 위치는 어떻다고 생각하나. 투어 데뷔 후 시간이 굉장히 빠르게 지나갔다. 그 사이 실력도 조금씩 자리 잡아 가는 것 같다. 내 나이는 아직 20대 초반이지만 다른 선수보다 경험이 부족하다고 생각지 않는다. 다만 형성 형이나 인춘 형은 침착한데다 경기운영 능력도 좋다. 둘 다 볼이 잘 맞지 않는 날에도 경기를 풀어나갈 줄 안다. 나는 그런 운영을 잘 하지 못하지만 단점은 아니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 다만 나 역시 안 풀리는 날에도 잘 하려고 나름대로 노력한다. 올 시즌 목표를 3승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현재도 다르지 않나. 하반기에만 3승이 목표다.(웃음) 작년에 동갑내기 친구인 경태가 3승을 거뒀다. 그래서 올해 나의 목표는 4승이다. 목표를 이루지 못하면 그대로 끝나겠지만 아직 시작을 안했기 때문에 자신감이 넘친다. 잘 될 것 같다. 하반기의 목표와 노림수는 어떤 것인가. 꾸준한 플레이를 선보이고 싶다. 작년까지만 해도 골프가 잘 안 되면 포기한 채로 볼을 함부로 쳤다. 하반기부터는 한 타 한 타 아끼면서 할 거다. 그래서 상금도 1~2만원이라도 더 벌려고 한다. 또 그게 모이면 크다. 10월말에 미국으로 건너갈 계획을 하고 있으니까 한국에서 치르는 대회는 그 과정이라 생각한다. Q스쿨을 통과하면 올해의 목표는 이룬 거다. 그리고 3승과 Q스쿨 둘 중 하나는 꼭 이루고 말거다. 더 큰 선수가 되려면 둘 중 하나는 성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배상문하면 역시 장타자라는 이미지가 있다. 현재는 드라이버샷 거리가 20야드 가량 줄어 280~290야드 정도다. 대신 거리가 줄면서 거리 편차도 10~20야드 줄었다. 드라이버샷에서 플레이 금지구역으로 떨어지는 경우도 줄고 코스에 따라서 페이드나 드로성 타구도 많이 줄었다. 거리가 무조건 긴 것도 좋지 않다는 걸 깨달아서다. 특히 아시안 투어를 돌면서 페어웨이에서 깃대를 공략해야 한다는 걸 몸소 체험했다. 정확성이 우선이고 그 다음이 거리다. 혹시 샷거리 대신 다른 부분이 뛰어났으면 하고 바란 적은 없나. 퍼팅이 좋다면 스코어가 확실히 줄어들 것 같다. 그래서 요즘 퍼팅연습을 많이 하고 있다. 어머니가 지난 4월 열린 SK텔레콤오픈 때 1라운드 조편성과 관련해 주최측의 푸대접에 속이 상해서 플레이가 엉망이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기분파인가. 그때는 자존심이 너무 상했다. 주최측의 조편성(당시 초청선수로 최경주와 레티프 구센이 왔지만 디펜딩 챔피언이었던 배상문은 장타대결을 이유로 김대현, 한민규와 같은 조로 플레이했다) 의도를 이해는 한다. 하지만 내게는 그 주에 SK텔레콤오픈만 있었던 게 아니다. 규모가 큰 20억원대의 아시안 투어 대회도 있었다. 디펜딩 챔피언이라는 당위감으로 SK텔레콤오픈을 나간 거다. 내심 최경주 선배와 한 조가 되리라 기대했는데 너무 다른 조로 편성되어 기분이 상했다. 집이 더위로 유명한 대구다. 여름에 무척 강할 것 같은데 실제 여름 성적은 그렇지 않다. 여름에 약한 징크스는 없다. 다만 여름에 대회가 열리는 시합 코스 자체가 나와 잘 맞지 않았던 것 같다. 가을에 열리는 대회 코스는 나와 잘 맞는다. 코스를 좀 가리는 편이다. 얼굴은 상당히 착해 보이는데 실제 성격은 좀 다른 것 같다. 혹시 공격적이고 불같은 성격은 지역적인 특성 때문인가. 어릴 때부터 성격이 그렇다. 유연하지 못한 데다 둥글둥글하지는 않은 편이다. 이거면 이거고 저거면 저거다. 같은 지역의 다른 골프선수들은 어떤가. 서울은 좀 차분하고 전라도는 근성이 있는 것 같다. 경상도는 좀…(잠시 고민하다) 머라케야겠노. 잘은 모르겠지만 그 가운덴 거 같은데예. 불같은 성격을 다스리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다른 방법보다는 급해지면 천천히 풀어나가려고 노력한다. 시간이 지나면 더 좋아질 거라고 믿는다. 평소의 행동이나 말이 플레이에도 그대로 나오는데 생각만큼 잘 되지는 않지만 냉정해지려고 노력한다. (잠시 장난을 치다가) 좀 산만하기는 하다.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뛰고 있는 이승엽과 삼성 라이온즈의 투수 배영수와 절친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다른 종목의 선수들과 어떻게 친해지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사실 어릴 때 꿈은 야구선수였다. 야구가 하고 싶어 야구장에 매일 갔다. 승엽 형에게 받았던 아이패치(눈부심 방지 스티커)를 눈 밑에 붙이고 동네야구를 할 정도였다. 어머니의 반대로 접었지만 지금도 야구를 좋아한다. 승엽 형은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팬이었다. 여러 면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던 배대웅 전 삼성 라이온즈 코치의 소개로 만났다. 그때부터 승엽 형과 쭉 알고 지냈다. 형이 여기저기 많이 데리고 다녔다. 워낙 유명해져서 요즘은 통화가 잘 안 된다. 영수 형은 승엽 형과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졌다. 이승엽과 같이 골프를 한 적은 없나. 3~4년 전에 라운드를 같이 했다. 형이 처음 골프를 시작할 때는 왼손(이승엽은 좌타자)으로 쳤는데 정말 못하더라. 그런데 시간이 지난 후에 보니 오른손으로 바뀌어 있었는데 실력이 확 달라졌더라. 그들과 지내면서 골프와 관련해서 도움이 된 것이 있나. 야구의 타격이나 투구도 체중이동이 있다는 점은 비슷하다. 하지만 야구의 타격은 체중이 뒤로 이동하지만 골프는 반대다. 승엽 형이 처음 골프를 할 때도 손이 앞으로 나가면 안 되는데 자꾸 나갔다. 또 몸을 뒤쪽으로 뉘면서 볼을 쳐 슬라이스가 계속 났다. 나도 야구 타격연습장에 가는 걸 좋아하는데 처음 두 번의 스윙은 늘 공 밑으로 지나간다. 야구가 기술적인 면에서는 도움이 안 되지만 루틴에는 많은 도움이 됐다. 타자들도 타석에 들어서면 골프 선수처럼 일정한 루틴 동작을 가지고 있다. 올림픽을 보면서도 그런 점을 새삼 느꼈다. 금메달을 눈앞에 두고 있어도 루틴은 일정해야 한다. 지난 7월4일 대구구장에서 시구를 한 적도 있다. 마운드에 오르는데 관객들이 아무도 나를 모르더라.(웃음) 그냥 던지는 데 의미를 뒀다. 잘 던질 자신이 있었지만 마운드 앞쪽에서 가볍게 던졌다. 강하게 던졌는데 공이 이상한 곳으로 날아가면 정말 망신스럽지 않겠나. 나중에 더 큰 선수가 되어 시구 기회가 한 번 더 오면 자신감 있게 마운드에 올라 제대로 된 시구를 하고 싶다. 어머니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경기장에서 캐디백을 메면서 단짝으로도 자주 소개가 되는데 불화도 꽤 있을 것 같다. 작년의 한 대회에서는 대회 도중 어머니와의 불화로 기권을 했다는 말이 돌았다. 어머니는 상당히 엄하신 분이다. 그래서 나이가 들고 프로가 된 후부터 트러블도 많았다. 스트레스도 쌓였다. 애착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대회에서 서로의 의견충돌이 많은 것은 둘 다 고집이 워낙 센 까닭이다. 기권한 것은 컨디션이 나빴기 때문인데 그 와중에 다툼이 생긴 탓도 있다. 하지만 어머니가 이제까지 엄하게 이끌어주신 덕에 내가 지금까지 왔다는 것을 잊은 적이 없다. 2년 전 서울경제 골프매거진과 인터뷰한 적이 있다. 기억이 난다. 데뷔 2년차였을 때다. 언론에 한 번이라도 더 나가고 싶던 시절이었다. 그래서 일부러 서울까지 KTX 열차를 타고 오가기도 했다. 특히 서울경제 골프매거진의 인터뷰는 고맙게 생각했다. 지금도 그 책을 가지고 있다. 보여준 책도 새롭게 봤다. 그 때와 지금 어떤 면이 달라진 것 같나. 당시는 데뷔 후 첫 우승을 목표로 달려가던 선수였다. 주위로부터 인정받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이제는 우승도 3번 한 데다 경험도 쌓여 여유가 생겼다. 다만 골프계에서 더 중심적인 인물이 되길 바란다. 골프하면 최경주라는 말이 나오듯이 앞으로 골프하면 배상문이라는 이름을 떠올리게 하는 그런 선수가 되고 싶다. 골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뭐라고 생각하는가. 골프는 기술보다 심리적인 면이 더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 정신적으로 약하면 실력이 아무리 좋아도 100% 발휘할 수 없다. 4라운드 18번홀에서 퍼팅이 안 되는 건 실력이 모자라서가 아니다. 그래서 골프 선수는 강심장이 있어야 한다. 프로테스트가 가장 힘든 기억이었다고 했는데 지금도 그런가. 그렇다. 투어 경험이 쌓인 지금도 그게 가장 힘든 기억으로 남아있다. 2003년 세미프로테스트에서 떨어진 그 사건이 내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골프에 다시 정성을 들이게 된 계기였고 이후 골프를 정말 열심히 하게 됐다. 그럼 가장 좋은 기억은 뭔가. KPGA 프로가 되었을 때다. 2004년에 2부 투어 9회 대회에서 우승했을 때였다. 그 우승으로 프로자격을 받았다. 가수 조성모를 닮았는데. 하하(웃음). 중고등학교 때는 조성모와 닮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는데 요즘은 듣지 못했다. 골프가 아닌 다른 목표가 있다면.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사람이 되고 싶다. (만약 골프를 하지 않았다면) 야구선수가 되었을 것 같다. 또한 더 나아가서 이름 하나만으로 모두가 알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려고 했을 것이다. 응원하는 팬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경기를 하면 갤러리로 오시는 분들이 실망을 많이 하신다. 나는 프로 선수다. 이제 정말 프로다운 마음가짐을 가지고 베테랑 같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또 응원을 많이 해주시면 더 힘이 나서 더 열심히 하게 된다. 골프가 항상 잘될 수는 없지만 좋은 모습만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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