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 아쉽지만 12년만의 메달 '위안' 남녀 단체 동반 우승 '최강' 수성… 개인은 첫 '노골드'
입력 2008.08.15 21:13:42수정
2008.08.15 21:13:42
개인전 첫 금메달은 이번에도 손에 잡힐 듯 잡힐 듯 잡히지 않았다.
한국 양궁대표팀 맏형 박경모(33ㆍ인천계양구청)는 15일 베이징 올림픽 그린 양궁장에서 열린 베이징올림픽 남자 개인 결승전에서 빅토르 루반(우크라이나)에게 112대113으로 져 은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남자양궁은 올림픽에 첫 출전한 지난 1984년 로스앤젤레스대회부터 이어진 ‘노골드’ 사슬을 풀지 못했지만 1992년 바르셀로나대회(정재헌) 이후 16년 만에 개인전 통산 세번째 은메달을 수확한 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혼자 8강에 오른 박경모는 자신에게 쏠린 부담을 끝내 털어내지 못했다. 임동현(22ㆍ한체대)과 이창환(26ㆍ두산중공업)은 기대와 달리 나란히 16강에서 고배를 들었다.
4엔드에 걸쳐 3발씩 12발을 쏘는 결승에서 박경모는 첫 두 발을 9점에 쏜 뒤 5발을 잇따라 10점 과녁에 명중시키며 2엔드까지 58대56으로 앞서갔다. 하지만 루반이 3엔드 세 발을 10-10-9점에 쏜 반면 박경모는 10-9-9점을 쏘는 바람에 1점 차(86대85) 추격을 허용했다.
운명이 걸린 마지막 4엔드에서 첫 발은 두 선수 모두 9점을 쏘며 1점 차 리드가 이어졌다. 점수가 낮은 루반이 두번째 화살을 9점에 쏜 반면 긴장한 박경모가 쏜 화살이 8점과 9점 사이 라인 부근으로 향했다. 마지막 화살은 박경모가 9점, 루반이 10점. 박경모의 11번째 화살이 9점으로 판정되면 113대113 동점을 이뤄 슛오프 대결에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었으나 경기 후 이뤄진 판정 결과는 8점이었고 박경모는 1점 차 패배를 당했다.
박경모는 경기 후 “(루반보다) 나중에 쏘다 보니까 부담이 많이 됐고 집중력이 떨어졌다”며 아쉬워했다. 앞선 경기도 손에 땀을 쥐게 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박경모는 8강에서 후안 카를로스 스티븐스(쿠바)에게 98대100으로 끌려가다 마지막 한 발 승부에서 10대8을 쏴 108대108 극적으로 동점을 만든 뒤 슛오프 두번째 화살에서 10대8 승리를 거뒀다. 준결승에서도 후안 레네 세라노(멕시코)를 살얼음판 승부 끝에 115대112로 눌렀다.
남자양궁은 1988년 서울올림픽(박성수)과 1992년 바르셀로나대회(정재헌)에서 은메달을 따냈지만 1996년 애틀랜타대회에서 오교문이 동메달을 따낸 후 이어진 노메달 행진을 마감하는 수확을 올렸다. 한편 전날 여자 개인전의 올림픽 7연패 도전이 좌절된 데 이어 이날 남자 대표팀까지 올림픽 금메달 한풀이에 실패하면서 한국 양궁은 1984년 이래 처음으로 개인전 금메달을 모두 놓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