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美, 첨단제품 수출 규제 풀어야"

상무부장 "무역불균형 美에 책임" 압박


무역과 환율 문제를 둘러싼 중ㆍ미간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천더밍(陳德銘) 중국 상무부장이 미국의 대중 첨단제품 수출 규제를 성토하고 나섰다. 22일 환구시보 등 중국 현지언론에 따르면 천 부장은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올해 (중ㆍ미간 무역불균형 시정 노력의 일환으로) 대미 구매 사절단을 몇 차례에 꾸려 파견하려 했으나 미국의 대중 첨단제품 수출 금지 정책때문에 좌절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천 부장의 이같은 발언은 중샨 중국 상무부 부부장이 이끄는 정부 대표단이 무역ㆍ환율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오는 24일 미국을 방문하기에 앞서 나온 것으로 양국간 무역불균형에 미국이 상당부분 책임이 있다는 것을 미국측에 압박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는 양국간 무역불균형 문제가 확대될때마다 미국의 대중 첨단제품 수출 규제 문제를 들고 나왔다. 천 부장은 또 지난 2008년 쓰촨 대지진때 구호 헬리콥터를 구하기 위해 미국측에 헬리콥터 엔진 수출을 요청했지만 미국측이 먼저 국방부와 협의해야 한다며 차일피일 미뤘고 결국 성사되지 못햇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러시아에 헬리콥터 엔진을 수입해 쓰촨 대지진 복구 활동을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천 부장은 미국이 위안화가 저평가돼 무역역조가 생기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위안화가 21% 절상된 지난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를 오히려 급증했다며 위안화 저평가 문제를 무역적자 확대 문제와 연결시키는 것은 논리가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최근 미국의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 움직임에 대해 강력히 경고했다. 천 부장은 "미 의회가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고 중국산에 대한 반덤핑 과세를 취할 것을 주장한다면 중국 정부는 이에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며 "미국이 환율 문제로 무역제재를 가한다면 중국도 이에 대한 보복조치를 취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슈퍼컴퓨터나 인공위성과 같은 하이테크 제품의 중국 수출에 대한 제재를 멈추지 않는 이상, 미국 정부가 제기하는 환율 문제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질 수 없다"고 못을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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