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등록금 올릴까 말까" 눈치만 보는 주요 사립大

일부 대학 동결에 속앓이

최근 일부 대학이 잇따라 2010학년도 등록금 동결을 발표하면서 등록금 인상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주요 사립대들이 깊은 고민에 빠졌다. 경기침체의 여파로 대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동결해야 하지만 물가상승을 감안하면 2년 연속 동결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31일 대학가에 따르면 이화여대와 숙명여대는 최근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등록금을 올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여대는 지난 11월 전국 4년제 대학교 가운데 가장 먼저 등록금 동결을 결정했다. 이들 대학은 "경기불황을 고려해 학부모와 학생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함께 하고자 한다"며 동결 배경을 밝혔다. 특히 이대와 숙대는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학비지원 방안까지 새롭게 내놓아 '고통 분담'에 동참하고 있다. 반면 대다수 대학들은 등록금 인상 여부에 대한 방침 발표를 미루며 눈치를 보고 있다. 2008년 최악의 경제위기 이후 2009학년도 등록금은 '고통 분담 차원에서 동결해야 한다'는 게 대학가의 '당연한 분위기'였던 반면 2009년은 경제 상황이 다소 나아져 대학들로서는 2년 연속 등록금을 올리지 않는 것이 다소 부담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현재 고려대ㆍ연세대ㆍ서강대ㆍ한양대 등은 아직 2010학년도 등록금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대학들로서는 최근 정부의 '자발적 인상 자제 당부'도 적잖은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최근 정운찬 국무총리는 대학교육협의회에서 자발적으로 등록금 인상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여기에 교육과학기술부는 "대학 재정 지원사업과 등록금 인상률을 연계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사회적 분위기와 정부의 입장이 '등록금 동결'에 쏠려 있다 보니 대학 입장에서는 '인상'이라는 말을 함부로 언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로 한 대학의 관계자는 "정부가 등록금 인상을 자제하라는 의견을 직간접적으로 내비쳐 내부적으로도 결정에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원활한 학교 운영을 위해 물가 상승분 등을 고려한 등록금 인상을 추진하려 해도 정부의 입장은 물론 학생과 사회의 따가운 시선 때문에 쉽사리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인상이나 동결 그 어느 하나 쉽게 결정을 내리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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