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가스관 폭발, 그루지야 가스공급 중단

그루지야 "의도적 사고" 비난…러시아선 사전 계획설 부인

러시아 남부에서 가스관이 폭발해 그루지야와 아르메니아에 천연가스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다. 그루지야는 이번 폭발사고가 러시아의 의도적인 것이라며 비난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AFP통신 23일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비상대책부는 22일 새벽 3시께(현지시각) 러시아 남부 북오세티아 공화국에서 그루지야와 아르메니아로 연결하는 가스관 2개가 폭발, 그루지야와 아르메니아에 대한 가스와 전기공급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러시아 측은 사고현장에서 폭발 장치 등을 발견해 이번 사고가 고의적인 파괴행위에 의한 것이라고 보고 배후를 밝혀내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루지야는 그러나 러시아 측이 고의로 가스관을 폭발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그루지야의 미하일 사카쉬빌리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이번 사태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설명은 불충분할 뿐만 아니라 모순으로 가득 차 있다”며 “러시아가 이번 사고를 사전에 계획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사카쉬빌리 대통령은 또 “우리가 천연가스와 전력 공급원을 이란 등으로 다변화한다는 계획이 알려지면서 러시아 정치인들로부터 협박에 시달려오던 차에 이런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그루지야는 가장 추운 겨울을 보내게 됐다”고 말했다. 그루지야는 지난 2003년 사카쉬빌리 대통령이 ‘장미 혁명’으로 집권한 이후 친서방 노선을 견지, 러시아와는 정치적 긴장관계를 유지해왔다. 러시아 측은 사전 계획설을 즉각 부인하며 조속한 공급 재개를 약속하며 갈등 수습에 나섰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그루지야의 반응은 신경질적이고 광적”이라고 일축한 뒤 “그루지야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루지야 가스 공급을 담당하는 러시아의 가즈프롬은 아제르바이잔으로 연결되는 가스관을 통해 일일 가스 공급량을 300만㎥ 추가해 그루지야에 보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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