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자협상은 北진의 파악용?

한국전쟁의 휴전 협정 조인국인 북한 중국 미국 등 3국이 50년 만에 외교적 해법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지만 워싱턴 안팎에서 낙관도 비관도 하기 어려운 혼란스러운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협상 진전을 낙관하는 견해를 밝히는가 하면 행정부내 매파 일각에서는 김정일 정권 체제교체론까지 제기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23일 첫날 회담에서도 미국은 북한의 선 핵포기를 주장한 반면 북한은 선 대북체제 보장을 역설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양측의 엇갈린 의견을 듣는 선에서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백악관의 공식 반응도 대단히 신중했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은 이번 회담이 한반도 안정에 크게 기여하기를 희망한다”고 원론적 수준의 얘기만 되풀이 했다. 전문가들은 미 정부의 이 같은 신중한 접근과 관련, 미국은 이번 회담을 협상용이라기보다는 북한의 의중을 파악하는 정보용 차원에서 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시 말해 북한의 태도에 따라 미국이 체제 변화에서부터 경제적 지원까지 모든 옵션을 상정하고 있다는 얘기다. 미국 정부가 회담에 들어가기 전부터 줄곧 이번 회담의 관건은 북한이 `돌이킬 수 없는` 방식으로 핵무기를 영구히 제거하느냐 여부에 달려있다고 강조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이병관기자 come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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