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지역 아파트 가격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현 상태가 유지될지, 떨어질지, 아니면 더 오를지 많은 사람들이 집값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강남 지역 아파트 가격은 전국 집값 동향의 바로미터가 돼왔다. 강남 집값이 움직이면 수도권에서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인 뒤 전국적으로 확산됐기 때문이다.
수요 여전 희소성만 높여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크게 두 가지로 집약된다. 첫째는 부동산시장을 안정시키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서민들에게 내 집 마련의 꿈을 실현시켜주기 위한 임대주택의 공급을 확대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참여정부 출범 초기부터 부동산시장은 연일 요동을 쳤다. 아파트ㆍ토지 할 것 없이 가격이 급등하면서 부동산시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가격상승은 수도권 지역 등 지방으로까지 확산됐다. 집값만큼은 반드시 잡겠다는 참여정부로서는 영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
정부로서는 부동산 안정화를 위해 칼을 뺄 수밖에 없었다. ‘핵 폭탄’과 같은 위력적인 정책들을 잇따라 내놓았다. 하지만 정부 정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호가는 계속 오르는 등 효과는 신통치 못했다. 강도 높은 정책들이 연속적으로 나온 것이 이를 반증하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지난달 중순부터 강남 지역 초고층 재건축 불허, 하자 발견시 재건축 승인 보류, 기반시설 부담금을 통한 개발이익환수 등 엄청난 정책들을 짧은 시간에 쏟아냈다. 앞으로 어떤 카드가 남아 있는지 모를 정도로 많은 대책들이 나왔다.
그러다 보니 전문가들조차도 뭐가 무엇인지 헷갈린다고 한다. 그러니 제대로 내용을 이해하고 있는 국민들은 별로 많지 않다고 본다. 그저 부동산을 이용해서 더 이상 돈을 벌 생각을 하지 말라는 정부의 강력한 메시지 정도로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부동산세제 강화를 동반한 정부의 5.4부동산대책 만큼은 위력을 발휘하는 것 같다. 이 조치가 발표된 후 강남 재건축시장이 주춤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사실상 효과가 바로 나타났다고 할 수 있다. 강남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급등세를 보이던 부동산시장이 빠르게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강남권 일부 아파트단지는 하락세로 돌아설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다 일부 단지의 경우는 호가가 1,000만원~2,000만원까지 떨어졌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 거래는 별로 이뤄지지 않은 실정이다. 매물도 그리 많지 않다고 한다.
그럼 강남 집값은 정말 잡은 것인가. 한마디로 그렇지 않다고 생각된다. 교육이나 교통에 있어 강남을 대체할 만한 지역은 없다. 강남 지역의 이 같은 메리트가 존재하는 한 재건축 규제강화에 따른 하락세는 그리 길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
강남 지역 수요가 여전한 상태에서는 오히려 희소성만 높여 결과적으로 집값 상승세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정부가 강력한 대책을 내놓고 있어 일단 ‘소나기는 피하자’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 아닌지 싶다.
강남 지역의 주택공급에도 적색경보가 발효될 전망이다. 재건축 강화로 앞으로 3년 안에 신규분양은 거의 끊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조차도 정부의 각종 재건축 규제책으로 이 추세가 앞으로 2~3년간 지속될 공산이 커 강남 지역 집값이 급등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서울 지역의 주택건설(아파트 포함) 실적이 지난해에 비해 큰 폭으로 줄었다.
공급 안 늘리면 급등 불가피
건설교통부는 올 4월까지 서울 지역 주택건설(사업승인 기준)은 6,000가구로 지난해 동기보다 58% 감소했다고 밝혔다. 게다가 다음달 초로 예정된 5차 동시분양이 끝나면 그 이후 분양승인을 신청하는 강남권 대부분 재건축 단지들은 후분양제 대상이어서 2~3년간 대규모 공급물량이 나오기는 힘든 상황이다. 때문에 공급부족으로 인한 집값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는 11월 청약을 받을 예정인 판교신도시가 과열을 양상을 띨 경우 강남 집값 불안은 다시 촉발될 것이다. 판교에 당첨되지 못한 많은 사람들이 다시 강남 지역을 찾을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지 못한 채 규제 일변도로 집값을 잡는다면 머지않아 또다시 강남 지역 아파트 가격은 폭등 할 수밖에 없음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