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세가 지날 무렵이면 건망증이 나타나기 시작해서 「저 사람 얼굴은 알겠는데, 이름이 뭐더라?」하고 갸웃거리게 된다. 45세쯤 되면 출근할 때 아내가 우체통에 넣어 달라고 준 편지를 도로 갖고 돌아오기가 예사다. 50세쯤 되면 회사에 가서 아무데다 전화 하겠다고 생각했다가도, 나중에는 전화를 했는지 않했는지 긴가민가해진다. 55세쯤 되면 시계를 손에 들고서도 어디 있나 두리번 거리고, 60세가 되면 「요즘 내가 건망증이 심해서…」하고, 양해를 구하게 된다는 얘기가 있다.어느 나이가 지나면, 정도의 차이는 있을망정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머리의 노화현상이다. 머리의 생리적 노화로서, 병적인 노화는 아니다. 그런데 그 두가지 노화 사이에는 공통점이 있으니, 동맥경화(생리적)가 심해지면 심근경색(병적)이 되는 따위다.
사람의 나이에는 「달력상의 나이」와 생리학적인 「육체의 나이」가 있고 또 한가지 「뇌의 나이」가 있다.
「나이보다 젊어 보인다」느니 「나이보다 늙어 보인다」느니 하는 건 달력상의 나이와 육체의 나이가 일치되지 않은 경우다. 뇌의 나이는 겉으로는 알 수 없으나, 역시 육체의 나이와 일치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또 뇌에 관해서는, 젊은이의 뇌가 늙은이의 뇌보다 항상 우수하다고 할 수는 없다.
나이가 들면 기억력은 쇠퇴하지만, 판단력·종합력·이해력 따위는 경험에 의해서 갈 수록 충실해 진다. 그래서 뇌의 나이, 즉 정신연령과 육체연령과 큰 차이가 생긴다. 프랑스의 의학자 드망쥬는 「뇌의 나이가 그 사람의 나이다」라고 하였다.
사람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인격이 다듬어지고, 성숙해지고, 노련해지는 것은 뇌의 희한한 작용이다. 이렇게 희한한 성능을 지닌 뇌지만, 쓰지 않고 두어두면 무용지물일 뿐이다. 그리하여 훗날 후회하게 마련이다. 그렇다면 머리를 언제까지나 젊게 유지하려면 어찌할 것인가. 전문 연구가들은 10원칙을 제시하고 있으니 다음주에 소개하자.
그 중에서도 맨먼저 지적되는 것이 젊은 시절의 뇌의 입력활동이다. 젊은 시절에 풍성하게 입력해 놓으면, 머리의 회전이 빠라지고 육감이 단련되기 때문이다.
젊은 사람의 뇌의 특징은 스펀지같은 흡수력에 있다. 그 왕성한 호기심과 아울러, 20대는 기억력이 최고로 좋은 시기다. 지식은 얼마든지 축적된다. 상상력도 풍부하다. 이 시기에 폭넓은 지식과 사고방식의 기본을 익히는 노릇이 중요하다. 뇌의 신경세포가 가장 많고 컴퓨터의 회로는 풍성하니, 그 사람의 머리기능은 이때 정해진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