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10ㆍ29대책`이후에도 은행권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신청 규모는 여전히 1조6,000억원 이상 늘어났고, 아파트 매매가도 일부 재건축아파트를 제외하고는 큰 변동이 없는 등 주택시장 과열 가능성은 여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27일 금융감독원이 최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이 달 들어 지난 20일까지의 1조6,000억원 증가한 150조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10ㆍ29대책 이후에도 주택담보대출의 신규 및 만기연장 신청이 늘어난 것을 의미한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이번 집계치는 제 1금융권만을 조사한 것이므로 제 2금융권까지 고려할 경우 전체 대출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주요 대형은행을 중심으로 신규 대출신청이 늘어났다. 조흥은행에 따르면 이 달 들어 지난 20일까지의 주택담보대출 신청규모는 12만8,303건에 총 6조9,27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5ㆍ23대책`에서 `10ㆍ29대책`에 이르는 6~11월중 최대치다. 월별 신청규모를 보면
▲6월 12만6,740건(6조7,728억원)
▲7월 12만6,269건(6조7,513억원)
▲8월 12만6,596건(6조7,633억원)
▲9월 12만7,143건(6조8,254억원)
▲10월 12만8,102건(6조9,265억원)이다.
국민은행도 사정은 마찬가지. 이 은행의 한 관계자는 “내부지침상 구체적인 주택담보대출 신청규모는 밝힐 수 없지만 지난달보다 줄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여기에 아파트 매매시장은 일부 재건축아파트에선 가격하락세가 이어졌으나 그 밖의 일반 아파트는 대부분 보합권에 머물렀고 일부 단지에선 오히려 값이 오르기도 했다.실제로 부동산114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서울 강남ㆍ강동권 재건축아파트는 이 달 들어 4.06%의 큰 가격하락폭을 보였지만,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건립 후 5년 이하의 새 아파트는 0.14%의 미미한 하락 폭을 보여 거의 값이 떨어지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부동산뱅크의 조사에선 향후 공급부족현상이 우려되는 서울 지역의 40평형대 이상의 중대형이상 규모 아파트 값은 오히려 0.47%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일부 재건축아파트를 제외하면 사실상 아파트 가격거품은 제거되지 않았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재건축아파트를 중심으로 일부 급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그 물량은 제한돼 있고 기간도 일시적인 것이므로 시장 전망의 안정을 유도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라며, “1가구 1주택자를 비롯한 실수요자들이 실재로 매물을 내놓고 거래를 하는 단계가 돼야 거품제거 유무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