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우리 경제의 최대 복병은 외환시장 문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원화 강세와 달러캐리트레이드 등에 따른 환율 문제가 이른바 '스몰 오픈 이코노미(small open economy)'인 우리 경제에 큰 변수가 된다는 뜻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5일 '2010 한국 경제 회복의 6대 불안 요인' 보고서에서 "대내외 경제여건이 악화되면 국내 경기 회복속도가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연구원은 전세계적으로 성행하고 있는 달러캐리트레이드를 우리 경제의 변수로 꼽았다. 금리가 낮은 달러화를 빌려 금리가 높은 국가의 금융 상품에 투자하는 달러캐리트레이드가 한꺼번에 청산되면 최악의 경우 '더블딥(이중 침체)'까지 우려된다는 것이다. 연구원은 "달러캐리트레이드의 가속화는 원화 가치를 더욱 높이고 원자재 가격 상승을 가속화시킬 것"이라며 "미국의 출구전략 등으로 거래가 급속히 청산될 경우 자산 가격 급락과 달러 유동성 부족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원ㆍ달러 환율이 예상보다 큰 하락폭을 보인다면 국내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에 타격을 주고 국내 소비 여력이 줄어들어 내수 침체도 우려된다고 예상했다. 수입 증가로 국내 경기의 내ㆍ외수 동반 침체현상이 심화되면 실물경기 둔화라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가계 부채가 점점 늘어나 가계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연구원은 "현재 추세라면 내년 가계 부채는 720조원을 웃돌 것으로 계산되고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이 262조5,000억원에 이를 것"이라며 "금리상승이나 부동산 시장침체로 가계 대출 자산이 부실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미국발 2차 금융위기 가능성 ▦유가 급등현상 재현 ▦만성적인 고용 없는 성장 등도 우리 경제의 위험 요소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외환시장을 비롯한 금융시장 안정화 대책과 신중한 출구전략이 요구된다"며 "안정적 경기회복과 지속성장을 위해서는 내년 우리 경제 위협요인들을 극복할 수 있는 정책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