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네이밍] “반도체로 모든 전자기기 통합“ 이념 담아

“인텔 펜티엄4 프로세서가 뭐야” PC에 관심없는 사람이라도 한두번은 들어본 적이 있을 정도로 낯익은 말들이지만 정작 그 뜻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인텔(Intel)은 컴퓨터의 중앙처리장치(CPU), 보다 정확히 말하면 `마이크로 프로세서` 제조를 주력으로 삼고 있는 세계 최대의 반도체회사다. 인텔이 설립된 시기는 1965년. `18~24개월마다 칩의 트랜지스터 수(CPU 성능을 결정짓는 요소)가 두배로 늘어난다`는 `무어의 법칙`으로 유명한 고든 무어가 공동창업자다. 인텔이란 이름은 `통합된`이란 뜻의 `Integrated`와 `전자`란 뜻의 `Electronics`가 결합된 합성어다. 사업초기에 반도체로 모든 전자기기를 통합하겠다고 호언장담했던 창업 이념이 담겨져 있다. 작은 반도체 회사 인텔이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지는 데는 `인텔 인사이드`라는 마케팅 전략의 공이 컸다. 인텔은 컴퓨터 제조업체들이 케이스에 이 로고를 붙이도록 유도해 `CPU=인텔`이란 등식을 세계 속에 각인시켰다. 그러면 펜티엄(Pentium)은 무슨 뜻일까. 인텔의 마이크로 프로세서를 지칭하는 브랜드인 펜티엄은 숫자 `5`를 뜻하는 그리스어에서 유래됐다. 펜티엄이 등장하기 전까지 인텔의 프로세서는 286, 386, 486 등으로 불렸다. 획기적인 기술상의 진전이 있을 때마다 숫자가 한 계단씩 뛰어오르는 식이었다. 문제는 다른 업체들까지 이 숫자를 CPU의 대명사처럼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것. 고심하던 인텔은 586급 프로세서부터 5라는 뜻의 펜티엄을 고유명칭으로 사용했고, 이 차별화 전략은 기대대로 성공했다. 종전대로 숫자를 붙이는 식이라면 현재 최고 등급인 펜티엄4 프로세서는 886급인 셈이다. 인텔의 PC용 마이크로 프로세서는 펜티엄 말고도 `셀러론`이라는 보급형 기종이 있다. 셀러론은 CPU가 연산을 위해 데이터를 잠시 저장해두는 `캐시 메모리`를 절반 혹은 4분의1 수준으로 줄여 가격을 낮춘 프로세서다. <한영일기자 hanu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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