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약세장이 지속되면서 루머로 주가가 급등락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최근에 도는 루머는 인수합병(M&A) 붐을 타고 구체적인 내용으로 그럴싸하게 포장돼 있어 현혹되기 쉽다고 지적했다.
11일 오전 증권가에서는 셋톱박스 1위 업체인 휴맥스를 SK 측에서 인수, SK텔레콤이 인수한 하나로텔레콤의 IPTV와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는 내용의 루머가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돌았다. 회사 측의 공식발표 시간까지 명시해서 나돈 루머 때문에 주가는 순식간에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으며 거래량도 전날에 비해 2,500% 이상 급증했다. 그러나 SK와 휴맥스 측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고 주가는 고점 대비 8%가량 떨어지며 고점에서 매입한 투자자들을 허탈하게 했다.
소형 코스닥 종목뿐만 아니다. 대형 종목들도 루머 공격의 대상이다. 얼마 전에는 산업은행이 대우증권을 2만5,000원에 공개 매수한 후 상장 폐지시킨다는 루머가 돌면서 주가가 10% 이상 뛰었다가 제자리로 돌아왔다. 삼성SDI도 PDP 부문을 정리한 후 삼성에너지로 바꾸고 2차 전지 등 에너지사업에 집중한다는 루머가 돌았다.
심재승 증권거래소 시장감시부장은 “강세장이나 하락장에서는 루머가 힘을 발휘하지 못하지만 최근과 같은 약세장에서는 루머를 재료로 ‘치고 빠지려는’ 세력들이 활개를 친다”며 “투자자들이 섣불리 뇌동매매를 했다가는 손해보기 십상”이라며 유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