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형펀드 수탁액이 꾸준히 줄어들어 8조원 대마저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주식시장이 상승 곡선을 그리며 850선 근처에 육박하자 간접시장 투자자들이 그 동안 펀드에 가입했던 자금을 환매해 가고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3일 투신협회에 따르면 주식투자 비중이 60%이상인 주식형펀드의 수탁액은 지난 9일 현재 8조1,120억원으로 계속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특히 주식형펀드에서의 자금 인출이 이어지고 있어 곧 8조원 대도 무너질 것으로 추정했다. 주식형 펀드 수탁액이 8조원를 대 밑돈 것은 지난 2002년 3월26일 7조9,910억원을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주식형펀드에 대한 환매는 지수가 오르면서 더욱 가시화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9조원대에 달했던 수탁액은 지수가 다시 오르면서 줄어들기 시작해 지난해 말부터는 연일 300억원 씩 빠져나가고 있다.
증권 전문가들은 “지난해 말 이후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주식형펀드의 수탁액은 반대로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며 “최근 투신권의 프로그램 매도가 쏟아지고 있는 것도 고객들의 환매 요구에 응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주식을 팔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대거 설정된 전환형 펀드가 최근 목표 수익률을 잇따라 달성, 환매 되고 있는 것도 수탁액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정순호 한국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지난해 고객들이 집중적으로 가입했던 펀드는 채권 수익에다 플러스 알파 수익을 올리는 전환형 펀드였다”며 “전환형 펀드는 목표 수익을 달성하면 주식형에서 채권형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최근 주가상승으로 목표 수익을 달성하면서 환매가 대량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주식형펀드 수탁액이 당분간 감소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투투자자들이 주식형펀드보다는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안정형펀드를 선호해 신규 자금 유입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과거 주식형펀드가 집중적으로 설정됐던 지수대가 840~850선대라는 점에서 이 지수대에서 종합주가지수가 횡보할 경우 환매가 이뤄질 것이란 예상이다.
한 투신운용사의 마케팅 담당자는 “최근 개인 고객들의 환매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며 “주식시장 전망은 밝게 보고 있지만, 과거 손해를 봤던 학습효과 때문에 환매를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