댈리 "퍼트 때문에…" 우즈에 무릎
연정산서 1m 파 퍼트 실패…130만弗 상금 날려
김진영 골프전문 기자 eaglek@sed.co.kr
1m도 채 안 되는 짧은 퍼트.
대부분의 갤러리들이 다음 홀 연장전을 기대했던 순간 존 댈리(39ㆍ미국)의 그 짧은 파 퍼트가 홀 왼쪽을 스쳐 흘렀다. 긴장이 넘친 댈리의 손이 무의식적으로 퍼터 헤드를 잡아 당겨버린 것이다.
댈리는 그 퍼트 하나로 상금이 무려 130만 달러나 되는 월드골프시리즈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챔피언십(총상금 750만달러) 우승을 놓쳤다.
타이거 우즈(35ㆍ미국)는 캐디와 손을 맞잡고 우승을 자축했지만 황당한 표정을 지우지 못했다.
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하딩파크골프장(파70ㆍ7,086야드)에서 끝난 이 대회는 연장 두 번째 홀에서 이처럼 허무하게 우즈에게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우승 스코어는 10언더파 270타. 우즈는 이날 3언더파 67타를 쳐 1언더파 69타에 그친 댈리와 연장전에 나갔었다.
우즈로서는 시즌 6승째이며 6회를 맞은 이 대회에서만 4승째다. 연 4회 열리는 월드골프챔피언십 시리즈 대회만 보면 19번 출전해 기록한 10승째. 이번 대회 상금을 보태며 시즌 상금합계 991만 달러를 기록한 그는 앞으로 2개 대회에 더 출전할 예정이라 지난해 비제이 싱이 기록한 단일 시즌 최다 상금(1,090만5,166달러)을 충분히 경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장전은 허탈했지만 정규 라운드는 박진감이 넘쳤다.
댈리에 2타 뒤진 공동 3위로 최종일 경기에 나섰던 우즈는 첫 홀 버디에 2번홀 보기, 7번홀 버디에 8번홀 보기로 좀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반면 댈리는 전반에 버디2개와 보기1개로 1타를 더 줄여 우즈와의 타수를 3타로 벌렸다.
그러나 우즈가 10번 홀부터 3홀 연속 버디를 뽑아내면서 순식간에 동타가 돼 팽팽한 분위기가 형성됐다. 곧 댈리가 13번홀에서 칩 인 버디로 1타를 줄였고 우즈는 14번홀에서 보기를 하면서 다시 2타 차.
2만 여명의 갤러리들이 앞 뒤 팀으로 플레이한 우즈와 댈리의 편으로 나뉘어 응원전을 펼쳤다.
드라마는 막판 3홀에서 펼쳐졌다. 우즈가 16번홀 버디로 1타 따라 잡고 댈리가 파3의 17번홀에서 3퍼트 보기를 하면서 두 선수가 동 타가 된 것. 댈리는 마지막 홀 4.5m버디 기회가 있었지만 실패했다.
결국 댈리는 17, 18번홀에 연장 두 번째 홀까지 잇따른 퍼트 미스로 우승 트로피를 놓친 셈이다.
연장전 승수를 8승(1패)으로 늘려 ‘연장 불패’의 신화를 이어가게 된 우즈는 “이런 식으로 우승하고 싶지는 않았다”며 댈리에 대한 안타까움을 숨기지 않았다.
한편 1, 2라운드 선두였던 콜린 몽고메리가 세르히오 가르시아, 헨릭 스텐손 등과 함께 8언더파 공동 3위를 기록했다. 한국의 최경주(35ㆍ나이키 골프)와 허석호(32)는 나흘 동안 언더파를 단 한번도 기록하지 못한 채 각각 6오버파 286타(공동43위)와 15오버파 295타(공동 64위)를 기록했다.
최경주와 허석호는 경기 직후 신한동해오픈(13~16일ㆍ레이크사이드CC) 출전을 위해 귀국 비행기에 올랐다.
입력시간 : 2005/10/10 18: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