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 사업장 규모로는 전국 최대인 현대자동차 노조가 산별노조로 전환할 수 있을 지 여부가 노동계의 최대 이슈로 부각하고 있다. 산별노조로 전환될 경우 탄력을 받게 된 현대자동차 노조가 오는 7월2일로 예정된 총파업에서 금속노조와 함께 `총 파업의 핵`으로 대두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일선 노조원들은 필요성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어 전환이 힘들지 않겠냐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어 노조 집행부는 노조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26일 노동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노조 집행부는 당초 산별 전환의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했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현장 대의원들을 장악하고 있는 민노투, 실노회 등 10여개 현장 조직들이 집행부 흔들기를 중단하고 공동으로 프래카드를 내거는 등 단결된 모습을 보여 예년과는 확실히 다른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낙관적 분위기는 지난 24일 파업 돌입 여부를 묻는 조합원 찬반투표 결과에서 완전히 반전되었다. 노조의 찬성률이 87년 노조 설립이후 최저 치인 재적 조합원대비 54.8%, 투표자대비 60.5%에 그쳤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차 노조 규약상 산별노조 전환조건은 `전체 조합원의 과반수이상 투표에 투표자의 3분의 2이상(66.6%)찬성`이어서 가결이 더욱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한 노조원은 “산별노조 전환의 당위성은 인정하지만 대기업 노조는 막대한 조합비를 산별노조에 내면서도 혜택은 그만큼 누리지 못할 것”이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노조집행부는 산별 노조가 통과되지 않으면 노조가 최대의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내용의 전단지를 돌리며 노조원을 설득하고 있지만 역부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노조 대의원은 “산별 노조 전환 성공 여부는 현장 조직과 대의원들이 조합원들을 만나 얼마나 적극적으로 설득하느냐에 따라 판가름 날 것”이라며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울산=김광수기자 ks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