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외국인 매도 공식이 이어질까.’ 삼성전자가 삼성증권 창구를 통해 첫날 매입 계획분인 보통주 10만주, 우선주 1만주의 매입을 완료한 14일 외국인은 시장 전체 매도로 돌아섰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3일간의 오름세를 접고 약세로 반전했고 지수도 6.74포인트 떨어지며 980대 초반으로 밀렸다. 공교롭게도 다른 정보기술(IT)주도 대부분 약세를 보였다. 다만 과거와 같은 외국인의 삼성전자 주식 대량 매도 움직임은 없었다. 외국인은 장 마감까지 삼성전자 주식에 대해 1만5,000여주 순매도 상태였지만 장 마감 후 1만5,881주 순매수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의 긍정적인 효과는 일단 첫날에는 나타나지 않았다”며 “그렇다고 해도 지난해처럼 ‘외국인의 삼성전자 주식 대량매도→주가하락→종합주가지수 급락’의 양상까지는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와는 양상이 다를 것”=과거처럼 대규모 매도 공세는 없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이민희 동부증권 연구위원은 “외국인 지분율이 현재 54.1%로 줄어 외국인이 과거처럼 대규모로 팔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자사주 매입기간 동안 외국인 지분율은 57%를 넘었기 때문에 외국인 매도 물량이 많았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보통주와 우선주를 합쳐 매입한 자사주가 732만주였으나 이 기간 외국인들은 800만주가 넘는 삼성전자 주식을 매도했다. 특히 지난해 9월 삼성전자가 사들인 자사주는 1조8,073억원이었고 같은 기간 외국인의 순매도 금액은 2조2,000억원을 넘어서면서 지분율은 53.68%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는 곧 외국인의 이탈 양상은 적어 주식시장도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렇다고 외국인이 대규모 매수로 전환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기도 힘들다는 것. 민후식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자사주 매입 기간의 관행상 외국인 매물은 어쩔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2ㆍ4분기 실적을 지켜보자는 심리가 있기 때문에 적어도 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이 판다는 것은 오해”=정창원 대우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 기간 동안 외국인이 판다는 것은 오해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삼성전자가 짧은 기간 자사주 2조원을 사게 되면 불가피하게 외국인이 매도로 잡힐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더 나아가 “자사주매입 기간 동안 외국인의 매매패턴이 주가를 움직이는 큰 변수로 생각하는 것 자체도 오해”라고 밝혔다. 그는 “삼성전자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변수는 경기요인”이라며 “경기가 상승국면일 때 자사주를 사면 외국인이 매도로 잡혀도 주가는 오르지만 경기가 하강국면이면 자사주를 사도 주가는 빠진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