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自損사고' 배상 줄소송 예고

대법 "약관설명 않으면 보험급 지급해야"
가해자 손보이유 보험금 거부 관행 제동
'대위변제' 서면상 약관도 고쳐야 할듯

'自損사고' 배상 줄소송 예고 대법 "약관설명 않으면 보험급 지급해야"가해자 손보이유 보험금 거부 관행 제동'대위변제' 서면상 약관도 고쳐야 할듯 대법원의 이번 보험약관 판결은 그 동안 고객에게 불리한 약관내용 설명 없이 손해배상을 받았다는 이유로 자손보험금 지급을 거부해온 보험사에 제동을 건 첫 사례라는 데 의미가 있다. 이전에도 '제3자(가해자)가 대신 자손보험금을 내는 대위변제 약관은 무효'라며 보험가입자가 소송을 제기했었다. 하지만 그 때마다 법원은 자동차보험이 전체적으로는 대위변제가 가능한 손해보험 성격을 갖고 있고 이에 따라 상법상 보험규정에 본질적으로 위배되지 않는다며 보험사의 손을 들어줬다. '대위변제' 약관이란 가해자 차량측의 보험사가 대인배상금을 지급할 경우 자기신체사고 보험금에서 이 금액만큼을 빼고 지급하도록 한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대인배상금이 1억원이고 자손 보험금이 5,000만원일 경우 보험사는 대인배상금이 더 많다며 보험금 지급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판결로 보험사는 이 같은 약관내용을 미리 설명하지 않았다면 대인배상금 1억원과 별도로 5,000만원 한도의 자손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 대부분 자동차보험 가입자들은 교통사고로 사망 또는 1급 장애 상태가 될 경우 보험약관상 해당 보험사로부터 3,000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을 자손보험금으로 받을 수 있게 돼 있다. 원고측 대리인인 박기억 변호사는 "자기신체사고보험은 가해자가 손해배상을 했냐는 것과 별도로 사고시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자동차보험 내의 또 하나의 상해보험"이라며 "그럼에도 그동안 보험사들은 가해자의 손해배상을 들어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손보사들은 당장 서면상 약관 제시로 끝냈던 자동차보험 계약 관행을 고쳐야 한다. 더 큰 문제는 손보사들이 그동안 교통사고에 따른 자손보험금을 받지 못했던 가입자들의 줄소송에 처할 위기에 놓였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손해보험업계는 대법원의 판결을 존중하면서도 '약관설명의무 위반'이라는 사항을 너무 확대 해석한 판결 아니냐는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자동차보험과 관련된 세부적인 약관내용을 세세히 설명한 후 계약을 체결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 이번 판결에 따라 유사소송이 잇따를 수도 있지만 자동차보험 사고는 건별로 상황이 크게 다르기 때문에 대법원 판례가 일관적으로 적용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병관기자 comeon@sed.co.kr 박태준기자 june@sed.co.kr 입력시간 : 2004-12-09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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