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중파 방송 가운데 하나인 CBS는 최근 자사 프로그램 '60분'을 통해 방영된 조지 부시 대통령의 주방위군 복무 기록에 관한 보도가 잘못됐음을 시인하고 사과했다.
앤드루 헤이워드 CBS뉴스 사장은 20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CBS 뉴스는 '60분'에 보도된 문건이 진본인지를 증명할 수 없다"면서 "우리는 그 문건을 보도에 사용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의 실수에 대해 깊이 후회하고 있다"고 유감을 나타냈다.
문제의 문건을 보도한 CBS의 댄 래더 앵커맨도 별도의 성명을 내고 "우리가 저지른 판단의 잘못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그것은 두려움이나 정실에 구애받지 않고 탐사보도의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는 CBS의 전통을 좇고자 했던 충심에서 비롯된 실수였다"고 해명했다.
CBS는 지난 8일 '60분'을 통해 부시 대통령이 베트남전 기간 주방위군으로 재직하던 당시 복무 공백이 있었음을 드러내는 문건을 제시하면서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문건을 제공한 빌 버킷 예비역 방위군 중령은 지난주말 CBS의 댄 래더 앵커맨과의 인터뷰에서 의문스러운 문건을 제공했다는 사실과 문건의 출저를 거짓되게 말함으로써 의도적으로 '60분' 제작진을 호도했음을 인정했다고 CBS는 밝혔다.
당초 버킷 예비역 중령은 또다른 예비역 방위군으로부터 문제의 문건을 입수했다고 밝혔으나 이제는 다른 취재원으로부터 이 문건을 얻었다고 말을 바꾸었으나 그가 새롭게 지적한 취재원의 신원과 문제의 문건과의 관련성을 현재로서는 입증할 수없다고 CBS는 덧붙였다.
버킷 예비역 중령의 인터뷰는 이날 CBS의 저녁 메인 뉴스인 'CBS 이브닝 뉴스'를 통해 방영될 예정이다.
CBS는 자사 보도 프로그램의 신뢰성에 엄청난 타격을 입힌 이 사건의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해 위원회를 구성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 진영은 CBS의 실책 인정과 사과를 '사필귀정'이라고 밝히면서도 문제의 보도가 존 케리 민주당 대선 후보와 연관이 있는지를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아직도 규명되지 않았고 앞으로 규명돼야 할 수많은 의문이 남아 있다"면서 "버킷 예비역 중령이 케리 후보 선거운동본부의 고위급과 접촉을 가져왔다는 언론보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