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쉐린 ‘경전철 휠’20년 독점 깼다

국내 한 중소기업이 미쉐린이 20년간 장악해왔던 경전철 휠시장의 독점체제를 무너뜨리고국내외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부품소재 전문기업인 대승기공은 오는 10월 정식 개통을 앞둔 부산 지하철 3호선 반송선에 도입될 고무차륜 경전철에 자체 개발한 휠제품(사진)이 처음으로 장착될 예정이라고 22일 밝혔다. 고무차륜의 경전철 휠은 그동안 프랑스의 미쉐린이 20년간 독점적으로 생산ㆍ공급해왔으며 세계적으로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는 품목으로 알려져 있다. 대승기공은 지난 2007년 쇠에 압력을 가해 늘이는 ‘단조’방식으로 경전철 휠 제작에 처음으로 성공하면서 본격적인 국내 생산에 들어갔다. 회사측은 발상의 전환을 통해 특허가 걸려 있는 용접 방식의 기술을 피해 제품을 개발했으며 중소기업청에서 1억원을 지원받아 28억 상당의 단조 작업기계인‘스피닝 머신’까지 제작했다. 염진교 대표는 “경전철 휠의 판매가격은 개당 250만원 수준에 달하고 있지만 대승기공 의 제품은 150만원까지 낮췄다”며 “게다가 단조방식의 경전철 휠은 용접면이 없어 기존 제품보다 내구성 측면에서 훨씬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대승기공은 현재 단조방식 경전철 휠에 대한 특허 출원을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고무차륜 경전철은 지하철과 버스 중간 정도의 수송능력을 갖춘 가벼운 전기철도로, 공해물질 발생이 거의 없는데다 전철보다 소음이 적어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차세대 교통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한국의 경우 서울시가 2017년까지 7개의 경전철 노선을 계획하는 등향후 10년간에 걸쳐 모두 70개의 경전철 노선이 설치될 것으로 보인다. 염 대표는 “경전철 한 대에 사용되는 휠은 평균 420개 정도로 국내에서 운행할 경전철에 모두 국산 휠이 쓰인다고 가정한다면 향후 10년간 수입대체효과는 400억원대에 이른다”면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국산제품을 앞세워 본격적인 해외시장 진출도 노릴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전체 직원이 16명에 불과한 대승기공은 자체 연구소를 통해 품질 개선과 비용 절감을 위한 연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염 대표는“단순한 제품 개발에 머무르지 않고 경쟁사의 저가 공세에도 버틸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목표”라며 “현재 휠의 무게를 가볍게 하고 생산가격을 개당 100만원 밑으로 낮추기 위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으며 70%가량 개발작업이 진행된 상태”라고 밝혔다. 한편 대승기공은 고무차륜 경전철 휠 외에도 대형 트럭 바퀴에 쓰이는 튜브레스 휠 등 다양한 제품을 국산 개발했다. 염 대표는 “최근 기술 국산화가 많이 진행됐다고 하지만 아직 핵심부품은 일본 등 선진국 제품에 의존하고 있는 상태”라며 “앞으로도 타이어 밸브 등 부품에 대한 국산화 작업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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