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지수가 3개월 만에 500선을 회복했다. 개인이 사들이고 외국인과 기관이 팔던 연초와 달리 외국인과 기관투자가가 매수를 주도, 향후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연말까지는 코스닥시장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정보기술(IT) 부품주들이 상승을 이끌었던 상반기와 달리 신성장사업군이 중심에 설 것이란 의견이 강했다. 14일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5.47포인트(1.10%) 상승한 504.59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가 500을 넘어선 것은 지난 7월15일 이후 3개월만이다. 특히 코스닥시장의 경우 올 초부터 5월19일까지 꾸준히 500대의 지수를, 그 이후 7월15일 하루 500선에 턱걸이한 것을 제외하곤 주가가 줄곧 400선에 머물렀기 때문에 실질적으론 5개월 만의 회복이라고 볼 수도 있다. 코스닥시장이 다시 강세로 돌아선 것은 유가증권시장이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면서 중소형주가 대형주에 비해 가격 메리트가 부각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시장 유동성은 여전히 풍부한 반면, 코스피 종목의 가격부담은 높아졌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코스닥시장에까지 확산되는 셈이다. 그러나 수급적인 측면에서 최근 코스닥시장 강세를 외국인과 기관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반기와는 확연히 다르다. 코스닥지수가 반등하기 시작한 지난 달 이후 이달 14일까지 외국인들은 코스닥시장에서 무려 3,000억원 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상승의 1등 공신 역할을 했다. 게다가 상반기 코스닥이 500선을 유지할 때는 펀드 환매압력으로 3,500억원 가량을 순매도했던 기관이 이 기간엔 오히려 1,500억원 가량의 매수우위로 돌아서며 힘을 보탰다. 올 들어 5월19일까지 개인들이 코스닥시장(7,363억원)에서 유가증권시장(6,889억원) 보다 더 많이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린 것과 정반대다. 업종별로도 상반기엔 코스피의 IT대형주와 함께 코스닥에서도 IT부품주가 명실상부한 주도주 역할을 했다면 지금은 태양광, 풍력, 바이오, 방송서비스 등 신성장사업군을 중심으로 개별 실적호전주가 시장을 이끄는 모양새다. 실제로 코스닥지수가 연고점을 기록했던 지난 1월18일까지만 해도 대표적 IT부품업체인 서울반도체(2조7,472억원)가 제약업체인 셀트리온(1조8,299억원)을 여유있게 따돌리고 시총 1위 자리를 유지했지만 14일 현재는 시가총액이 2조4,576억원으로 줄어들며 셀트리온(2조6,036억원)에게 1위를 자리를 내준 상황이다. 증시전문가들은 코스닥시장의 강세가 적어도 차세대 신성장사업을 중심으로 몇 달간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데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다. 상반기와 달리 외국인과 기관이 동시에 수급주체 역할을 해주는 데다가 금리동결이 이어지는 점도 부채비율이 높은 코스닥 성장주의 부담을 덜어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강현기 솔로몬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코스닥시장의 강세는 특정 업종이 주도하기 보단 성장성이 뛰어난 개별기업을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외국인 매수세 유입이 개인 매수세 유입까지 자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경택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향후 코스닥시장은 IT 쪽 보다는 신성장사업군을 중심으로 상당 기간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