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그동안 전쟁에 반대해왔던 독일과 프랑스 등 주요국가들은 이번 전쟁을 `정당화되지 않은 미국의 일방적 행동`으로 규정하고 일제히 비난을 퍼부었다. 아랍연맹은 “미국이 이번에는 이라크를 겨냥하지만 다음에는 아랍의 어느 나라가 희생될지 모른다”며 “미국의 공격은 정당하지 않고 불법적인 것”이라고 비난했다.
◇`정당성 없는 전쟁` 비난 목소리 확산=독일ㆍ프랑스ㆍ러시아ㆍ중국 등 UN 승인 없는 개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였던 국가들은 19일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고르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어떤 결정도 UN헌장 밖에서 이라크에 대한 무력사용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 역시 “이라크전은 UN헌장 위반이기 때문에 당장 끝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요슈카 피셔 독일 외무장관도 “독일은 UN 승인 없는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단호히 거부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도미니크 빌팽 프랑스 외무장관은 “전쟁은 불법적이며 테러를 근절시키기보다는 오히려 테러리스트를 길러낼 긴장과 분열을 확대할 뿐”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당초 이라크 무장해제군사연합의 일원이라고 밝힌 포르투갈의 호르헤 삼파이오 대통령도 “UN의 위임이 없는 전쟁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일본, 북핵 문제 미국지지 이유에 포함=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와 가와구치 요리코 외상이 20일 `북한의 위협`을 대미 지지의 다른 이유로 포함하는 데 합의했다고 일본 언론이 이날 보도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북핵 위협에 제대로 대처하려면 일본의 방위능력에 한계가 있는 만큼 미국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고이즈미 총리는 지난 18일 대미 지지 입장을 밝혔었다.
한편 인도네시아 정부는 UN승인 없는 이라크전을 반대한다는 공식 입장에도 불구, 전쟁 발발 뒤 미국과 우호관계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현지 언론이 20일 보도했다.
<김창익기자 window@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