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우리끼리 지표 놓고 자부하지 말라”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민에게는 존재감이 없으면서 우리끼리 경제지표를 놓고 자부하는 조직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재정부 직원들을 긴장시켰다. 28일 재정부에 따르면 윤 장관은 이 날 여름휴가에 즈음에 직원들에게 ‘우리는 과연 현장에 있습니까?’라는 제목의 e메일을 손수 보내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경기회복에 일조할 것을 당부했다. 윤 장관은 “여러분들이 이 사무실에서 일하고 저 사무실에서 회의하고 윗사무실에서 결제받는 등 온종일 종종걸음으로 정부청사를 헤집고 다니지만 사무실 어디에도 국민은 없다”며 “국민과 기업의 한숨소리에 귀기울이고 작은 민원도 크게 듣는 재정부가 되려면 현장과 호흡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성장과 온기가 골고루 확산되는 시스템이 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지, 어떻게 고쳐야 할 지, 무엇을 해야 할지 등등의 물음에 대한 답은 모두 일차적으로 현장에 있다는 것이 제 생각”이라며 현장 중심의 행정을 펼칠 것을 강조했다. 11월 주요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를 맞아 각자의 전문성을 갖출 것도 윤 장관은 주문했다. 윤 장관은 “G20와 IMF 콘퍼런스를 준비하면서 우리의 달라진 위상에 놀랐고 우리가 정말 우물안 개구리라는 사실에 놀랐다”며 “요즘 기업들이 T자형 인재를 바란다는데, 종으로 특정 분야의 전문성을 갖추면서 횡으로 폭넓은 경험과 네트워킹을 보여주는 공무원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윤 장관은 휴가철을 맞아 “위기에 맞서려면 팽팽한 긴장감이 불가피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위기극복 피로감으로 바뀌곤 한다”며 “잘 쉬는 것도 경쟁력이다. 휴가 기간만이라도 가족과 함께 몸과 마음을 싱싱하게 충전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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