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경영참여’ 쟁점 부상

청와대가 노조의 임금인상 자제 등을 전제로 경영참여를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네덜란드식 모델을 새로운 정책방향으로 제시한 것을 둘러싸고 재계와 노동계 가 반발하는 등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신노사모델에 대한 노사간 소모적인 갈등을 사전 차단하고, 대립적 노사관계를 개혁하기 위해선 노ㆍ사ㆍ정 대타협을 통해 한국적 현실에 맞는 신노사모델을 정립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청와대 이정우(李廷雨) 정책실장이 1일 “대립적인 노사관계를 개혁하기위해 노ㆍ사ㆍ정의 틀안에서 노사문제를 자율조정하는 네덜란드 등 유럽국가의 노사모델로 가야 한다”고 말한 것에 대해 재계와 노동계는 모두 한국적인 현실에 맞지 않는다면서 불만을 표출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일 `신노사문화 확립을 위한 회원사 간담회`를 갖고 “네덜란드식 노사모델이 국내에 도입되면 노조의 경영활동 간섭을 부추기고, 투자위축, 복리 후생비용 급증, 성장 잠재력저하 등 일파만파의 후유증을 가져올 것”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현명관(玄明官) 부회장은 “우리 경제 여건상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미흡하고, 선진적인 노사협력구축도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의 경영참여를 허용할 경우 노사관계가 더 꼬이고, 구조조정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며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전경련은 이날 간담회에서 파업주동자에 대한 고소, 고발, 노조재산 가압류 방침과 파업기간 임금보전 및 위로금 지급 관행 개선 등 향후 파업에 강경대응하겠다는 입장도 표명했다. 이와함께 주5일근무제 등 경제계 전체에 영향을 주는 사안이 단위사업장의 노사현안으로 등장할 경우 재계가 공동연대해 대응키로 했다. 반면 한국노총, 민주노총 등 노동계는 유럽과 우리나라의 정치, 경제, 사회적 여건이 상이한 상황에서 자칫 임금억제를 통해 노동계에 일방적인 고통을 강요할 수 있다며 우려감을 표시했다. 민주노총 주진우 비정규실장은 “네덜란드 모델을 뜻하는 바세나르협약의 경우 노조가 임금인상을 자제하는 대신, 사측은 노동시간 단축으로 해고를 자제하는 등 고통을 분담함으로써 구조조정에 따른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국내에선 노동자에게만 일방적으로 고통 분담을 촉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은 노조의 경영참여를 ▲비정규직 처우개선 ▲임금 삭감없는 주5일근무제 도입 등과 함께 올해 3대 역점사업으로 제시한 상태이다. <이의춘기자, 문향란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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