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가대교 ‘뻥튀기 통행료’ 시민들 뿔났다

경남 거제지역 주민들 ‘국민 감사’청구 결의
총 사업비 실사,특혜의혹 규명 요구

부산~거제간 ‘거가대교’의 통행료가 납득하지 못할만큼 비싸게 책정되고 있다는 시민들의 반발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본지 26일자 27면보도) 경남 거제지역 시민단체들이 통행료 산정에 대한 국민감사를 청구하기로 해 귀추가 주목된다. 경실련 등 거제지역 시민단체들로 이뤄진 ‘거가대교 개통대비 범시민대책위원회’는 26일 “거가대교의 총 사업비도 공개되지 않고 있으며 통행료 산출 근거 역시 불분명한 상황”이라며 “감사원에 거가대교 건설조합과 민자사업자인 ㈜GK해상도로를 대상으로 국민감사를 청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책위는 이번 국민 감사 청구에서 총 사업비를 비롯해 통행료 산출근거 및 결정과정을 밝혀달라고 요청할 방침이다. 특히 국내 민자도로(교량) 사업가운데 유일하게 징수기간을 40년으로 산정한 이유와 최소수익보장률이 77.55%로 과도하게 높게 결정된 과정 등에 대해서도 감사를 요구하기로 했다. 사실상 특혜의혹에 대한 감사청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범대위 측은 오는 29일~30일 거제 옥포 중앙시장 사거리에서 감사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거리 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거가대교 통행료는 최근 거가대교 건설조합과 GK해상대교(주)측이 다음달 개통을 앞두고 1만770원으로 책정을 강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대로 확정되면 전국 민자도로와 대교 가운데 가장 비싼 통행료가 된다. 통행료가 1만원이 넘는 거가대교의 총 사업비는 1조4,469억원(1999년 불변가 기준)이고 민자사업비는 9,996억원이 투입됐다. 여타 민자도로의 통행료를 보면 ▦천안~논산간고속도로(총 사업비 1조4028억원, 민자사업비 9946억원)가 8,400원 ▦대구~부산간고속도로(총 사업비 2조4,722억원, 민자사업비 1조3,674억원)가 9,300원 ▦서울외곽고속도로(총 사업비 2조1,043억원, 민자사업비 1조714억원)가 4,300원 ▦인천공항고속도로(총 사업비 1조4,602억원, 민자사업비 1조4,602억원)가 7,400원 등이다. 이 같은 수치를 감안하면 거가대교의 적정 통행요금은 실제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더라도 8,000원대 이하로 결정 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게다가 거가대교는 통행료 징수 기간이 전국에서 유일하게 무려 40년으로 설정돼 지난 1999년 사업자 협약 당시 거가대교 건설조합측에 특혜를 주었다는 의혹도 계속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범대위 관계자는 “도의회 등에서 업체 특혜논란 등이 계속 지적되고 있는데도 조합 측이 정확한 실태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이대로라면 시민들에게 과도한 통행료 부담이 될 뿐 아니라 지자체 재정부실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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