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도시를 바꾸자] 산업클러스터 성공의 비결

`클러스터 성공의 비결은 무얼까` 글로벌경쟁시대의 도래로 스웨덴ㆍ미국 등의 구미선진국은 물론 일본ㆍ중국 등 아시아권에서도 산업클러스터 육성이 한창이다. 최상석 금호엔지니어링 건설기술연구소장과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들이 각각 최근 수행한 연구는 이에 대한 해답을 주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클러스터내에선 경쟁사도 공존한다 =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같은 클러스터내에 입주한 기업들은 설령 경쟁사라도 협력을 통해 공존한다는 점이다. 최 소장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탈리아 비제바노(Vigevano)내 신발산업 클러스터는 그 대표적 사례로 꼽고 있다. 이 클러스터내의 기업들은 신발 주문량이 자사의 생산능력을 초과하는 병목현상이 발생할 경우 생산능력에 여유가 있는 경쟁기업의 설비를 빌려 씀으로써 제품 납기를 맞추고 있다는 것. 경쟁사에 생산설비 이용을 허락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지만 이 클러스터 내의 기업들은 서로 협력을 통해 납기 준수라는 상거래 관행을 지킴으로써 시장의 신뢰를 얻고 있는 것이다. ◇특성화가 필요하다 = 단지 내 산업의 종류에 따라 해당 클러스터를 특성화시켜야 한다는 점도 성공의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대기업 주도형(일본 도요타시의 자동차산업단지) ▲창작자 주도형(미국 헐리우드) ▲대학ㆍ연구소 주도형(미국 샌디에고 바이오클러스터) ▲실리콘밸리형(실리콘밸리) ▲지역 특산형 등 5가지로 차별화된 클러스터 유형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가 주력산업으로 육성해야 할 정보통신ㆍ생명공학ㆍ나노테크놀로지 분야 등 신기술산업에는 대학ㆍ연구소 주도형이 적합하다는 것. 이들 사업은 높은 연구개발비용과 실패우려를 안고 있는 산업인 만큼 클러스터내의 여러 기업과 연구기관들이 공동으로 기술과 상품을 개발하면 리스크를 분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웨덴이 대표적인 사례라는 분석이다. ◇혁신 없는 클러스터는 도태된다 = 한 때 성공한 클러스터도 지속적인 혁신이 없으면 도태된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Route128은 그 주요 사례. 미국 보스턴 대도시의 교외확장지역에 자리잡은 이 클러스터는 시스타사이언스파크처럼 민간 기업들이 주도해 자연발생적으로 형성, 한때 실리콘밸리와 함께 미국을 대표하는 클러스터로 주목됐지만 단지 내 기업ㆍ기관들의 자기 혁신이 부족해 위축된 상황을 맞고 있다. 반면 실리콘밸리는 지속적 혁신과 인재양성을 통해 IT거품 붕괴 이후에도 꾸준히 성장, 지난 2001년 현재 직원 1인 당 부가가치가 17만 달러로 미국 전체평균(5만8,000달러)의 3배 가까운 수준을 보였다. 따라서 다양한 산업클러스터를 계획중인 우리 정부와 기업들도 클러스터내의 지속적인 협력과 혁신, 특성화를 통해 국제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높여 나가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진영기자 eagle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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