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리/8월 21일] 지식이 경쟁력이다

“모르면 지식검색에 물어봐.” 요즘 젊은 직원들의 대화에서 종종 들을 수 있는 말이다. 모르는 것을 찾기 위해 두꺼운 백과사전을 이용해야만 했던 시절을 생각하면 금석지감(今昔之感)을 느낀다. 지난 2002년 국내 한 포털 사이트가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지식검색’은 요즘도 하루 평균 7만여개의 글이 올라오는 등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한다. 세계 최대의 정보량을 자랑했던 브리태니커백과사전이 총 6만5,000여개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고 하니 수치상으로만 비교해본다면 새로운 백과사전 한 질이 매일 탄생하고 있는 것이다. ‘지식’은 이미 우리 생활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중요한 원천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아직도 지식을 타인이 소유하는 엄연한 권리로 존중하고 이를 보호해주려는 인식이 크게 부족한 것 같다. 개봉도 안 된 최신 영화들이 불법 복제돼 길거리에서 버젓이 팔리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 개봉’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외화가 부쩍 늘었다. 국내 영화시장의 위상이 높아졌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실상은 불법 다운로드의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고육지책이라고 한다. 지식이 상품이나 기술과 같이 유ㆍ무형의 가치를 지닌 재산으로 인정받고 권리가 보호될 때 비로소 활발한 창조활동이 가능하다. 지식이 올바른 대우를 받지 못하면 창의와 혁신이 일어날 수 없고 사회는 정체될 수밖에 없다. 지식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도 개선해야 할 과제다.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에게 지식을 기반으로 한 산업은 최적의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 지식에 경험과 노하우ㆍ기술력 등을 적절히 결합해 실용적 가치를 창출해내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지식 강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교육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입시와 취업으로 이어지는 우리의 교육 현실은 자율, 창의, 가치 있는 지식의 습득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평준화의 굴레에서 벗어나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우리만의 독특한 강점을 가지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기술(IT) 인프라’ ‘높은 교육열’, 그리고 ‘지적 호기심이 높은 국민성’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강점들이 지식기반사회로의 전환을 촉진하고 지식창출기반을 폭넓게 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 1960년대 우리는 근면과 성실을 바탕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면서 ‘한강의 기적’을 이뤄낸 경험이 있다. 반세기가 흐른 지금, 우리는 ‘지식’을 새로운 경쟁력의 원천으로 삼아 다시 한번 도약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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