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사진) 고용노동부 장관이 "내년 초에 고용보험료를 인상하기 위해 내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박 장관은 최근 서울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고용보험료를 올리기 위해 이달 안으로 노사정 3자로 구성된 고용보험위원회에서 요율 인상을 논의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고용부가 추진하는 보험료 인상률은 확인되지 않지만 전문가들은 현행 임금 총액의 0.9%(사용자와 근로자가 절반씩 부담)에서 1.1% 안팎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업급여 지출이 크게 늘어나면서 고용보험기금 적립금이 급속히 줄어들자 고용부가 인상 추진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다. 현행 고용보험법상 위기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고용보험 수입의 1.5~2배에 해당되는 적립금을 보유해야 한다. 지난해 금융위기로 실업급여 지급이 크게 늘면서 고용보험기금 실업급여 계정의 수입은 2조9,938억원인 반면 지출은 4조5,294억원에 달해 적립금이 3조5,311억원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적립금배율이 0.8배에 불과했다. 올해는 지출이 더 증가하면서 적립금이 2조6,122억원까지 줄어들어 적립금배율이 0.7배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 장관은 "실업급여 계정 사업은 실직자, 출산 및 육아휴직 근로자 등에게 지급하는 급여로 구성돼 있어 재정안정화를 위해서는 사실상 요율 인상 외에 다른 대안이 없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경영계와 노동계 모두 보험료 인상에 앞서 부정수급 방지대책 등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경총의 한 관계자는 "실업급여 재정이 부족해 요율을 인상해야만 하는 상황이라는 것은 알지만 부정수급을 방지하고 자격요건을 강화하는 등 돈이 필요 없이 새나가는 것을 막는 게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동계의 한 관계자도 "요율 인상을 논하기 전에 우선 보험재정에서 새는 부분이 없는지 점검하고 감시 감독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