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르푸 실투자금 8,900억
까르푸 "1조5,000억이상 투자했다" 주장속금융권 대출금 합치면 1兆조금 넘어 '반론' 과세금액과 직결…영업활동 탈세여부 조사할듯
이학인 기자 leejk@sed.co.kr
김민형 기자 kmh204@sed.co.kr
1조5,000억원을 한국시장에 투자했다는 까르푸의 주장과는 달리 실제 투자금액은 1조원을 조금 넘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 같은 투자금액은 과세금액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실제투자액 1조원 남짓=2일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까르푸가 외국인직접투자(FDI)를 통해 국내에 투자하겠다고 신고한 금액은 지난 94년부터 현재까지 13억2,800만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실제 외국에서 자금을 국내로 들여와 투자한 금액은 9억6,000만달러(2일 환율기준 9,024억원)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까르푸가 보유하고 있는 외국기업등록증명서에 따르면 까르푸는 수차례에 걸쳐 국내에 총 11억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이처럼 당국이 파악하고 있는 투자금액과 실질금액이 차이가 나는 이유는 외국기업이 국내에 투자할 때 자금을 예치하는 외국환은행이 당국에 보고를 늦게 하거나 누락시키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산자부의 한 관계자는 "외국환은행의 보고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는지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투자집계액 혼선에도 불구하고 까르푸의 한국 투자액은 까르푸 측의 주장과 달리 1조원 남짓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된다.
◇까르푸 "국세청 조사 끝나면 확인될 것"=까르푸는 한국에 투자한 금액은 11억달러이며 외자를 국내에 들여올 당시의 환율을 감안한 원화 환산액은 8,900억원 정도라고 밝혔다.
여기에 까르푸가 은행 대출 등 국내 조달한 금액은 1,800억원 수준. 까르푸가 지난 10년간 사업을 전개해오면서 수익이 저조했던 점을 감안하면 한국시장에서 벌어들인 돈을 재투자한 금액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까르푸의 실제 투자금액과 금융권 대출금액 등을 더하면 까르푸의 한국 투자금액은 1조1,000억원을 밑돌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필립 브로야니고 한국까르푸 사장은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을 통해 1조5,000억원 이상을 한국에 투자했다고 밝힌 바 있다. 브로야니고 사장은 당일 '1조7,500억원이라는 매각대금을 감안할 때 투자금액에 비해 별로 얻는 것도 없이 팔기로 했다는 말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그 금액(1조5,000억원 이상)이 맞고 놀랄 일이 아니다"고 주장하고 "10년이 지난 지금 거의 돈을 벌지 못한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기자회견 후 며칠이 지나 투자금액 논란이 불거진 이날 까르푸 측은 "현재 국세청이 모든 점에 대해 면밀하게 점검 중이기 때문에 조사가 끝나면 모든 것이 명확히 밝혀질 것"이라며 한걸음 물러났다.
◇탈세 여부도 조사=만약 투자금액이 1조원 남짓으로 까르푸의 매각차익이 7,000억원대에 달하더라도 매각차익에서 내야 할 세금은 500억원에도 못 미칠 전망이다.
한국까르푸의 지분은 우리나라와 이중과세방지협정을 맺은 네덜란드까르푸가 80%, 프랑스까르푸가 20%를 갖고 있고 한·프랑스 조세조약에만 '부동산이 총자산의 50%를 넘는 주식거래의 경우 한국에서 과세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한국까르푸는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 1조5,800억원 중 부동산이 1조1,000억원 정도다. 따라서 매각차익 가운데 프랑스까르푸 몫인 20%에만 세금을 물릴 수 있다.
하지만 국세청이 세무조사에서 매각차익에만 국한하지 않고 그동안 영업활동에서의 탈세 부분도 적극적으로 밝힐 경우 과세금액은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입력시간 : 2006/05/02 18: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