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문제 협상통해 해결하자"

北 "시험발사 유예는 조·미 대화 진행되는 동안만 적용"

미사일 발사 움직임에 대해 북한이 입장을 표명하기 시작하면서 관련국들간 설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미사일 시험발사를 행동으로 옮기기 전에 북한이 ‘입’을 열었다는 점에서 상황이 극단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한성렬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는 20일(현지시간) “이른바 모라토리엄(미사일 시험발사 유예)은 조ㆍ미간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에만 적용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차석대사는 “일부에서 우리의 미사일 시험발사가 모라토리엄 선언 위반이라고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른 것”이라며 “당시 미국 및 일본과의 관계증진 회담이 한창일 때 대화의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미사일 시험발사를 일시 중지한다고 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우리의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해 미국이 우려하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그러면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말해 미국과의 대화의사를 내비쳤다. 한 차석대사의 이날 발언은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한 북한 당국자의 첫 의견표명으로, 전날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발언에 대한 맞대응 성격이다. 라이스 장관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1999년 자신들이 서명했고 2002년 재확인한 모라토리엄 의무를 포기하는 것”이라며 “이는 분명히 지난해 6개국 사이에 서명 된 공동성명의 일부”라고 말했다. 북한이 모라토리엄 폐기의 이유로 내세우고 있는 ‘대화단절’은 6자 회담이 아닌 북ㆍ미간 양자대화를 뜻하고 있다. 북한이 미국과의 양자협의를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최우선 사안으로는 마카오소재 은행인 방코델타아시아(BDA)에 대한 미국의 금융제재가 꼽힌다. 북한은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지난해 11월 제5차 6자회담 1단계회의 직후부터 여러 차례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를 초청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은 BDA에 취한 조치는 국내법 집행 차원이며 북한과 6자 회담 테이블 밖에서의 양자협의는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