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평화회담 다시 시작하라

중동평화회담 다시 시작하라(파이낸셜 타임스, 7월 26일자) 캠프 데이비드 중동평화회담이 결렬된 것은 이 지역에 참으로 불행한 일이다. 하지만 지난 14일간 회담에서 이루어낸 성과 또한 만만치 않음을 기억해야 한다.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에 의해 주도된 이번 회담을 통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지도자들은 지난 50년 간의 갈등에 종지부를 찍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펼쳐왔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회담은 실패했다. 그러나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정책수반은 이번 실패를 지난 93년 오슬로 합의 정신을 완전히 버리는 계기로 만들어서는 안된다. 이번 회담의 성과는 최초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예루살렘의 성지에 상호 접근할 수 있는 방식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논의했다는 점이다. 비록 예루살렘의 주권문제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지만, 이 문제를 논의했다는 것 자체가 의미있는 일이다. 앞으로 이스라엘 사람들 사이에서도 예루살렘의 성지를 팔레스타인과 공유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러한 성과를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캠프 데이비드의 실패를 딛고 이른 시일내에 양측 지도자들이 회담을 재개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우익정당의 반대가 더욱 거세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자기 나라로 돌아간 두 지도자들은 어떠한 성과가 있었으며, 의견이 대립된 것이 무엇인 지를 국민들에게 설명하고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 내기 위한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이는 양측 모두에게 어려운 제안일 것이다. 바라크 총리는 새 내각을 구성하거나 총선을 다시 치러야 할 지도 모른다. 아라파트 수반은 동 예루살렘 반환주장을 꺾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지지도가 높아질 것이다. 그러나 이는 양측 모두가 바라던 평화는 아니다. 따라서 앞으로 수주 동안이 중동평화에 있어 매우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 모두 상대방에게 회담실패의 책임을 전가하려 할 것이다. 그러나 양측 지도자들은 캠프 데이비드 협상에서 논의된 바를 진전시키고 국민들을 설득해 평화정착을 위한 준비작업에 나서야 한다. 미국 또한 캠프 데이비드 협상과정에서 보여줬던 인내심과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행사해 협상을 성공으로 이끄는 데 기여해야 한다. 입력시간 2000/07/28 17:22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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