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증시 금리인하에도 2,000P 붕괴

中 부양카드도 속수무책… 은행株 10% 가까이 폭락


중국 증시가 인민은행의 전격적인 금리인하 조치에도 불구하고 22개월 만에 2,000포인트가 무너지며 큰 폭으로 하락했다. 16일 상하이증시는 개장 초부터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며 전장에 비해 93.04포인트(4.47%) 내린 1,986.64포인트로 마감, 지난 2006년 11월20일 이후 22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상하이증시는 전날 발표된 대출금리 인하가 어떤 효과를 발휘할지 관심이 모아졌으나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한 글로벌 증시의 동반 폭락 앞에서 ‘6년 만의 금리인하’라는 중국 정부의 부양카드는 무력했다. 특히 공상은행ㆍ중국은행ㆍ민생은행 등 대형 은행주들은 미국 4대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의 파산보호신청 사태로 인한 충격파로 10% 가까이 떨어지며 이날 하락장을 주도했다. 중국 최대 시중은행인 공상은행은 이날 9.95% 하락했고 중국은행과 민생은행의 주가도 9.17%, 9.70%씩 내렸다. 또한 중국의 양대 석유회사인 페트로차이나(중국석유천연가스)와 시노펙(중국석유화학)이 각각 4.58% 내리고 1.90% 오르는 등 엇갈린 움직임을 보인 가운데 주가가 내린 상하이 A주식은 650개였던 반면 상승한 종목은 153개에 그쳤다. 증시 주변에서도 미국발 금융위기에 대한 경계론이 크게 확산됐다. 자오시쥔(軍) 중국 인민대학 재정금융대학원 부원장은 “보통 한두 개 금융기관이 부도가 나지만 이번에는 다수의 금융기관들이 무너지고 있다”며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전날 발표된 인민은행의 금리인하에 대한 평가는 전문가 사이에서 긍정론과 회의론으로 엇갈렸다. 중국 상무부의 메이신위(梅新育) 연구원은 “중앙은행의 이번 금리인하는 급격한 성장둔화와 증시 추가 하락을 막기 위한 선제적인 조치로 증시부양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고 선인완궈(申銀萬國)증권의 구이하오밍(桂浩明) 애널리스트는 “이번 조치로 은행은 3,000억위안(약 45조원)의 유동성을 확보한 것으로 추산돼 장기적으로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화둥스판(華東師範)대학의 거정량(葛正良) 교수는 “0.27%포인트의 금리인하와 1%포인트의 지급준비율 인하는 그 폭이 작을 뿐 아니라, 특히 지준율 인하는 중소 금융기관으로 제한돼 다분히 시험적인 시도로 보인다”고 말했고 중국 사회과학원 금융연구소 펑싱윈(彭興韻) 연구원도 “중앙은행이 2개의 이율을 동시에 내렸지만 전면적인 완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여전히 생산자물가지수(PPI)는 8월 10.1%가 올라 12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