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유물들은 어떻게 모았을까? 소장품 1,200·상설전시 320점…지난 한해동안 18만명 찾아
입력 2007.03.01 14:56:54수정
2007.03.01 14:56:54
제주도에 가면 꼭 들러야 할 사립박물관이 있다.
박물관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서귀포 소재 아프리카박물관이다.
아프리카는 지리적으로도 아득히 멀지만 심리적으로는 너 멀고 낯선 곳이다. ‘동물의 왕국’류의 생태 다큐멘터리나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곳의 민속 문물을 소개하는 이곳은 호기심과 지식을 동시에 만족시켜주는 곳이다.
우선 이곳의 주된 소장품인 아프리카의 민속 예술품을 보면 사막과 초원, 내전과 혼란만 있을 것 같은 땅에 얼마나 독특하고 아름다운 문명이 살아 숨쉬고 있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또 사진작가 김중만이 아프리카에서 찍어 온 다양한 사진들도 전시돼 있는데, 모두 생동하는 아프리카의 모습을 표현한 수작들이다.
아프리카박물관은 사립박물관이지만 ‘작은 박물관’이라고 부를 수는 없는 규모다. 3,300평 대지에 아프리카 말리에 있는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 ‘젠네 대사원’을 본떠 지은 건평 1,200평 짜리 건물이 우선 관람객을 압도한다. 소장품은 1,200점, 이중 상설 전시 유물이 320점을 넘는다. 지난해 모두 18만 명이 관람했다.
아프리카 박물관은 원래 서울 대학로에 있었다. 한종훈 관장이 평생 아프리카를 다니면서 유물을 모아 98년 대학로에서 개관한 뒤 2003년에 전 재산 200억 원을 투입해 제주도로 옮겼다. 앞날을 봤을 때 서울의 좁은 곳에서 박물관을 운영하는 것보다 풍광 좋은 제주도에서 넓은 공간을 이용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거금을 투자해 이사를 단행했다. 한 관장은 지난해 ‘한국박물관의 날’ 행사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 아프리카 박물관의 학예 업무는 한 관장의 아들인 한성빈 부관장이 총괄하고 있다. 한 부관장은 “피카소가 사랑한 아프리카라는 말이 있다”며 “근ㆍ현대 유럽의 야수파와 입체파로부터 시작된 추상미술의 기본이 아프리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단순미와 화려한 색감이 뛰어난 아프리카 유물을 보면 과연 유럽의 거장들에게 영감을 줬을 법도 하다는 걸 느낄 수 있다.
미술사학을 공부한 한 부관장은 사립박물관에 대한 신념이 있다. 주택가에 위치한 사립박물관이야말로 대중과 함께 호흡하며 문화를 함께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것이다. 그는 박물관 대중화을 위한 연결 고리는 사립박물관에서 찾아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아프리카박물관은 관람 인원 면에서도 사립박물관의 모범사례로 꼽힌다. 지난해에는 모두 18만 명이 관람했고, 올해 목표는 20만 명 관람이다. 그는 이 목표를 달성할 경우 수입과 지출의 균형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프리카 박물관 소재는 제주도 서귀포시 대포동 1833. (064)738-65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