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 해외출판 걸음마 여전

한국문학작품의 해외출판이 80년대 이후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나 이웃 일본에 비해서는 턱없이 뒤진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은 최근 대산문화재단 문화사업팀 郭孝桓씨가 발표한 석사학위 논문「한국문학의 해외소개연구」(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에서 나타났다. 한국문학의 언어권별 출판현황 등을 다룬 이 논문에 따르면 지난 5월 현재 국외에 소개된 문학작품은 모두 4백97종이며 이중 유럽권에서 출판된 것이 3백88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언어권별로는 영어권이 1백47종(미국 1백7종)으로 전체의 29.6%를 차지했고, 불어권과 일어권은 각각 83종(16.7%)과 78종(15.7%)이었다. 출판연도로 보면 40년대 22종, 50년대 25종, 60년대 32종, 70년대 46종으로 더딘 증가세를 나타냈으나 80년대와 90년대에는 1백61종과 1백96종으로 크게 늘었다. 이런 증가세에도 불구, 한국문학의 해외출판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빈약한 상태에 머무르고 있어 대책마련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일본은 1920년대에 고전 「겐지 모노가타리」가 영역된 이래 무수한 작품이 해외에 번역돼 한국과 대조를 이뤘다. 패전 후인 1945년부터 90년까지 서구어로 번역된 것만 해도 무려 4천종이 넘는다는 것. 68년에 노벨문학상을 받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설만 해도 90년까지 모두 6백3종이 해외에서 출판돼 한국의 전체 해외출판 종수보다 많았다. 또 90년에 노벨문학상을 수상은 오에 겐자부로의 책도 90년 현재 79종이나 해외에서 출판되고 있었다. 한국문학이 국외에 처음 소개된 것은 1920년 김만중의 「구운몽」으로, 이 소설은 캐나다 출신 선교사 제임스 게일에 의해 영국에서 번역됐다. 현대문학으로 첫선을 보인 작품은 1940년 일본에서 출판된 「조선대표소설집」. 유럽 출판의 효시는 체코에서 첫선을 보인 김남천의 소설 「대하」였다. 국외에 작품이 가장 많이 소개된 소설가는 이문열씨. 「사람의 아들」 등 그의소설은 불어 6종을 비롯해 모두 18종이 번역됐고, 황순원의 작품은 9종으로 기록됐으며 이청준의 소설이 7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시인으로는 서정주씨가 11종으로 으뜸을 차지했고, 김지하씨 8종, 구상씨 6종등의 순이었다. 곽씨는 한국문학의 해외출판 활성화를 위해서는 ▲한국문학의 체계적인 번역과출판지원 ▲번역지원기관의 특화와 상호협조 ▲한국문학의 저변확대와 신진번역가 양성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영*화 '네고시에이터' 무/료/시/사/회 1,000명 초대(호암아트홀) 텔콤 ☎700-9001(77번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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