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새는 '최첨단' 인천공항

지난달 19일 강우에 교통센터 1층 물새인천국제공항은 과연 완벽한가. 인천공항에 비가 새 입주자들이 한바탕 물난리를 겪은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지난달 19일 전국에 단비가 내린 날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맞은편 교통센터 지하1층에 입주한 여행사직원들은 때아닌 물난리를 겪어야 했다. 지하층이라 채광을 위해 설치해둔 채광창과 배수관에서 빗물이 새면서 물이 사무실까지 들어와 물을 퍼내느라 법석을 떨어야 했던 것이다. 공항측은 이에 대해 "몇 방울 떨어졌을 뿐"이라며 별일 아니라고 말하지만 입주자들은 완공한 지 불과 3개월밖에 안된 공항에서 비가 샌데다 장마철을 맞아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어디서 얼마나 샜나=빗물이 샌 곳은 여객터미널과 현재 공사중인 교통센터(이달 말 완공 예정)를 연결하는 지하 1층. 이곳은 여객터미널과 교통센터의 중간 부근으로 현재 17개의 여행사와 은행 등이 입주해 있다. 이곳은 지하층의 채광을 위해 지붕유리가 돔식으로 설계돼 있다. 당시 누수를 목격한 박모(31)씨는 "채광유리를 엮어 놓은 틈새로 빗물이 줄줄 새 양동이를 받쳐 놨는데 정작 옆 배수관에서 콸콸 쏟아져 어쩔 도리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다른 여행사 관계자도 "누수로 빗물이 새자 쓰레받기 등으로 물을 퍼내려 했지만 소용없었고 나중에는 사무실안까지 물이 들어와 결국 카페트를 갈아야 했다"며 "개항이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공항의 문제점들이 하나둘씩 드러나는 것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왜 샜나=당시 인천지방에 내린 비는 20mm정도로 그리 많은 양은 아니었다. 하지만 입주자들은 이 같은 물난리의 원인이 채광유리지붕의 설계부실과 배수관의 문제에서 비롯됐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에 대해 공사 건축담당 관계자는 "당시 빗물이 샌 것은 사실이지만 양이 미미했고 곧바로 조치했다"며 물난리는 없었다고 말했다. 누수이유에 대해서도 "채광유리공사의 마감시공에 약간의 문제가 있었다"며 일부는 시인을 했지만 많은 양의 물이 샜던 배수관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다. 하지만 보수공사를 담당했던 한 관계자는 "당시 상당히 많은 양의 비가 새 비닐로 지붕을 덮고 공사를 했다"면서 "지붕창과 배수시설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다른 곳은 괜찮을까=인천공항 공사감리를 담당했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인천공항은 최초 설계부터 완공때까지 무려 1,800건이 넘게 설계변경이 됐다. 더구나 지난 3월 29일 개항일자에 맞춰 공사를 진행하다보니 날림공사가 됐을 부분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반증하듯 누수지역 바닥의 대리석 곳곳이 시커멓게 색이 변해있으며 시간이 갈수록 그 면적이 넓어지고 있다. 또 이 바닥대리석 마저 개항 하루 전날 밤샘공사로 깔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관계자는 "지상층은 모르지만 지하층은 완공일정에 맞춰 날림공사가 됐을 가능성이 크고 이번 누수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듯 싶다"며 "공항측이 지난날 겪었던 '부실의혹'을 재발시키지 않으려면 '쉬쉬'만 하지말고 명확한 원인규명을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영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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